유엔주재 美대사, 연말 사임 앞두고 NBC 인터뷰서 외교전략 공개
떠나는 헤일리 "대북제재가 최대성과…트럼프 '불가측성' 활용"
연말 물러나는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대사직을 수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12일(현지시간)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하려고 한다.

괜찮으시냐'라고 말하는 식으로 협조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착한 경찰과 나쁜 경찰로 역할을 구분했느냐'고 묻자 헤일리 대사는 "나는 일이 되게 하려 했다.

정직함으로써, 그러나 동시에 그(트럼프 대통령)를 예측불가능하게 놔두고 우리의 카드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일이 되게 했다"고 나름의 전략을 공개했다.

헤일리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레토릭)의 수위를 높이면 다른 대사들에게 가서 트럼프 대통령이 속상해한다고 전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할지 안할지 장담할 수 없지만 우리가 이 제재를 통과시키면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멀리 가지는 않을 거다'라고 말하는 식이었다고 전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에 대한 제재였는지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대북제재 강화를 임기 중 최대 업적으로 꼽은 만큼 대북제재 통과 과정에도 이런 전략이 활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재임 기간의 가장 내세울 만한 업적으로 대북제재 강화와 북한의 핵 야망 억제를 꼽은 뒤 "세계를 한데 모으고 북한을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통과시키는 일은 정말 중요했다"고 회고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비핵화가 아직 멀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매주 (핵·미사일) 실험을 할 때 어땠는지 다른 대사들에게 물어보라. 위험한 상황이었다"면서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었는지 절대 평가절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비법으로 "나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솔직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해진다는 건 옳은 방향으로 혹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늘 의견이 같은 것은 아니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스타일이 달랐다"면서도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의 정책이 어디로 가려 하는지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후임으로 내정된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에 대해 "성공적으로 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워트 대변인이 유엔 대사 자격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나에 대해서도 그런 얘길 했다"고 받아넘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