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웃으면서 한 실언·어설픈 친절…인간관계엔 毒
‘인싸(insider·인사이더의 줄임말)’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아싸(outsider·아웃사이더의 줄임말)’와 달리 친화력이 좋아 누구와도 잘 지내는 사람을 말한다. 인싸는 각종 모임에 잘 나가고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활동과 인맥을 활발히 알린다. 이런 성격이 아닌 사람들은 인싸가 부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인싸의 ‘친화력’보다 말과 행동에 담긴 깊이가 관계에서 더 중요하다. 결국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인품이 느껴지고 현명하게 관계를 이끌어갈 줄 아는 사람이다.

《관계의 품격》은 나날이 복잡해지는 인간관계 속에서 깊이 있으면서도 능숙하게 관계를 조절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일본의 심리 상담가 오노코로 신페이다.

그는 인간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탁월한 ‘거리조절’에서 찾는다. 우리는 보통 좋은 관계를 이어가려면 ‘늘 가깝게 지내야 하고,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건강한 관계의 열쇠는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지키는 데 있다.

이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자신이 가진 시간과 공간을 타인에게 쉽게 내주지 않아야 한다. 저자는 “삶의 중심에 자신을 두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적당히 차단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웬만해선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고 이전보다 훨씬 관계가 좋아진다”고 강조한다.

이로 인해 주변에 사람들이 떠날까봐 두려울 수 있지만 진정한 관계를 맺는 출발점이 된다. 힘들게 했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나를 아끼는 좋은 사람만 주변에 남는 것이다.

‘품격’이란 게 어렵거나 대단한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부하 직원 및 아랫사람에게 웃으면서 한 실언, 섣부른 마음에서 나오는 어설픈 친절 등을 없애면 된다. 저자는 말한다. “일상 속 실언의 빈도수를 줄이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어제보다 좋은 사람이 될 것이고, 관계도 그만큼 나아질 것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