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시사한자] 遺(남길 유) 棄(버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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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
내다 버리는 일이 유기(遺棄)다. 법률 용어로도 자주 쓰인다. 직무를 태만히 하는 정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경우다. 두 글자는 모두 그런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앞의 遺(유)는 남에게 주는 행위, 뒤의 글자 棄(기)는 ‘버리다’의 새김이 강하다.
처음 글자꼴을 보면 그 점이 뚜렷하다. 앞의 遺(유)는 ‘움직이다’ ‘가다’라는 의미의 (착)에 두 손으로 뭔가를 쥔 손의 움직임, 귀중품을 의미하는 貝(패)로 짜여 있다. 따라서 귀중한 물건이나 금전에 해당하는 물품을 쥐고 어디론가 걸음걸이를 하는 동작, 더 나아가 남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행위라는 뜻으로 발전했다.
뒤의 棄(기)는 조그만 상자, 그 안에 담긴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생명력이 강하지 못한 어린아이를 버리기도 했던 옛 사회의 습속이 엿보이는 글자다. 그런 ‘유기’와 같은 맥락의 단어는 방기(放棄), 포기(抛棄), 파기(破棄), 침까지 뱉는 타기(唾棄) 등이다.
‘유기’는 특히 법률 조항으로 다루는 일이 많다. 우선의 뜻은 자신의 친족 중에서 스스로 살아갈 여력이 없는 대상을 돌보지 않고 버리는 행위다. 제법 무겁게 그 죄를 다루는 항목이다. 특히 자신의 나이든 부모나 어린 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몸을 상하게 하거나 죽게 만드는 일이다.
유기와 같은 맥락의 단어지만 뜻이 사뭇 다른 말 하나를 덧붙인다. 양기(揚棄)라는 낱말이다. 좋은 요소를 발양(發揚)하고 나쁜 것은 폐기(廢棄)하라는 말이다. 철학 용어라서 낯설지 모르지만 꽤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단어다.
문제를 풀거나 현안을 해결하려 할 때 우리가 한 번 음미해 볼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어느 곳, 누구에게나 빛이 있으면 그늘이 따르듯 장점과 단점이 있다. 그 흐름을 잘 살펴 긍정적인 요소는 키우고, 부정적인 요소는 줄여야 좋다.
우리는 그 점에 참 서투르다.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직서(直敍)법에만 밝다. 그러다 보니 현안 등을 긴 안목에서 다루지 못할 때가 많다. 요즘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 사회의 갈등과 내분도 따지고 보면 그런 침착함을 잃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처음 글자꼴을 보면 그 점이 뚜렷하다. 앞의 遺(유)는 ‘움직이다’ ‘가다’라는 의미의 (착)에 두 손으로 뭔가를 쥔 손의 움직임, 귀중품을 의미하는 貝(패)로 짜여 있다. 따라서 귀중한 물건이나 금전에 해당하는 물품을 쥐고 어디론가 걸음걸이를 하는 동작, 더 나아가 남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행위라는 뜻으로 발전했다.
뒤의 棄(기)는 조그만 상자, 그 안에 담긴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생명력이 강하지 못한 어린아이를 버리기도 했던 옛 사회의 습속이 엿보이는 글자다. 그런 ‘유기’와 같은 맥락의 단어는 방기(放棄), 포기(抛棄), 파기(破棄), 침까지 뱉는 타기(唾棄) 등이다.
‘유기’는 특히 법률 조항으로 다루는 일이 많다. 우선의 뜻은 자신의 친족 중에서 스스로 살아갈 여력이 없는 대상을 돌보지 않고 버리는 행위다. 제법 무겁게 그 죄를 다루는 항목이다. 특히 자신의 나이든 부모나 어린 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몸을 상하게 하거나 죽게 만드는 일이다.
유기와 같은 맥락의 단어지만 뜻이 사뭇 다른 말 하나를 덧붙인다. 양기(揚棄)라는 낱말이다. 좋은 요소를 발양(發揚)하고 나쁜 것은 폐기(廢棄)하라는 말이다. 철학 용어라서 낯설지 모르지만 꽤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단어다.
문제를 풀거나 현안을 해결하려 할 때 우리가 한 번 음미해 볼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어느 곳, 누구에게나 빛이 있으면 그늘이 따르듯 장점과 단점이 있다. 그 흐름을 잘 살펴 긍정적인 요소는 키우고, 부정적인 요소는 줄여야 좋다.
우리는 그 점에 참 서투르다.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직서(直敍)법에만 밝다. 그러다 보니 현안 등을 긴 안목에서 다루지 못할 때가 많다. 요즘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 사회의 갈등과 내분도 따지고 보면 그런 침착함을 잃었기 때문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