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일 대표 "5G 상용화로 '광섬유 모재' 수요↑…5년내 유니콘으로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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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한경 선정 '한국을 빛낸 올해의 무역인상' 서태일 에스티아이 대표
4차 산업혁명 주도할 핵심 소재
中·인도·印尼·브라질 등에 수출
3년간 해외매출 비중 97% 달해
R&D 인력이 전직원 40% 달해
특수 광섬유·150파이 제품 개발도
4차 산업혁명 주도할 핵심 소재
中·인도·印尼·브라질 등에 수출
3년간 해외매출 비중 97% 달해
R&D 인력이 전직원 40% 달해
특수 광섬유·150파이 제품 개발도
올해의 무역인상을 받은 에스티아이는 ‘광섬유 모재(母材) 설비’를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유리로 이뤄진 광섬유 모재는 5세대(5G) 이동통신의 근간을 이루는 광섬유의 핵심 재료다. 광섬유 모재에서 광섬유를 뽑아내고 광섬유 다발로 광케이블을 만든다. 이 회사 서태일 대표는 20대 후반 창업 후 여러 차례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매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난관을 헤쳐나왔다. 각종 산업체에 들어가는 열처리 장비(전기로)로 출발한 에스티아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핵심 인프라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서 대표는 “5G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소재산업 분야여서 성장성이 크다”며 “5년 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복사기 영업사원으로 시작
서 대표는 1987년 팩시밀리, 복사기 등 사무기기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팩시밀리 한 대에 200만원 하던 시절이다. 영업 수완이 좋아서 대구에 있는 공구상가 업체들에 많은 물량을 납품했다. 판매에 자신이 생기자 1989년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 업체의 물 전기분해 기술을 활용한 용접기를 직접 들여다 팔기로 한 것. 이 제품은 대부분 대기업이 사갔다. 하지만 물건은 들어왔는데 사주기로 한 대기업이 의사결정을 미루며 제때 구매하지 않아 쓴맛을 봤다. 두 번째는 전기로를 제조하는 설비업체를 창업했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고 기술적인 기반 없이 무작정 시작한 사업이라 쉽지 않았다. 광섬유 업체에 전기로 일부를 공급하는 등 성과도 있었지만 2001년 ‘9·11테러’가 나고 광섬유산업이 일시적으로 침체기를 맞아 다시 회사가 어려워졌다. 포기를 모르는 서 대표는 2004년 자신의 영문 이름 첫 글자(이니셜)를 따 에스티아이를 설립했다. 그는 “‘시련이 언젠가는 기회가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 도전했다”고 말했다.
5G 이동통신 근간인 광섬유 핵심 재료
2000년대 중반 한 대기업에 광섬유 모재 관련 설비인 전기로를 공급하고 수출까지 하면서 사업은 기반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2014년 또다시 고비가 찾아왔다. 에스티아이가 납품하던 대기업이 광사업부를 미국 회사에 통째로 매각해 버렸다. 당시 협력사들은 대부분 사업을 접거나 업종을 전환했다. 2013년 103억원이던 매출이 2015년 32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핵심 매출처가 사라진 상황에서 서 대표는 ‘대형 거래처 한 곳만 바라보지 말고 세계를 상대로 싸워보자’고 다짐했다. 아이템은 광섬유 모재를 생산하는 전체 제조설비로 정했다. 그동안 번 돈과 융자금 등 100억원가량을 투입해 광섬유 모재 양산랩(연구소)을 세운 뒤 자체 설비로 만든 모재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광섬유 업체들은 모재를 생산하는 것을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 구매를 꺼렸기 때문이다.
에스티아이는 최근 3년간 해외 매출 비중이 97%에 달한다. 주고객은 중국과 인도 기업들이다. 서 대표는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으로 거래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섬유 모재 생산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 장벽이 높다”며 “개발도상국은 국가 차원에서 투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매출 1조원 기업 만들 것”
에스티아이는 연구개발(R&D) 부문 직원 수가 전체 직원의 40%를 웃돈다. 지난해 직원 59명 중 21명이었던 R&D 인력을 올해는 직원 100명 중 40여 명으로 늘렸다. 일반 광섬유보다 5배가량 비싼 특수용 광섬유 모재 양산이 가능한 기술력도 갖추고 있다. 일반 광섬유가 광케이블 형태로 땅속에 깔리는 것과 달리 특수 광섬유는 실처럼 묶어 사물인터넷(IoT) 통신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가정에 설치하는 기초 인프라다. 서 대표는 “5G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도시 곳곳에 광섬유 케이블을 깔아야 한다”며 “자율주행, IoT 등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광섬유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R&D센터에서는 광섬유 모재 굵기가 기존 130파이(π)보다 20파이 더 큰 150파이 제품을 개발했다. 광섬유를 더 길게 뽑아낼 수 있어 효율이 높고 원재료비도 적게 들어간다. 올해 800억원대인 매출이 내년에는 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서 대표는 전망했다.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증권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서 대표는 “세계에서 ‘광섬유 모재 설비는 에스티아이’라고 인정받고 싶다”며 “새로운 기술을 상용화하면 2022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태일 대표는
서태일 에스티아이 대표는 지난해 3월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됐다. 마르퀴즈 후즈후는 1899년부터 세계 215개국을 대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기술 등에서 세계적인 인물을 선정해 업적과 프로필을 등재해 오고 있다. 광섬유 모재 설비 분야에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높은 기술력을 갖춘 게 등재 이유다. 서 대표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용 하우징 장치, 액상유리 기화장치, 광섬유 모재 제조방법 등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서 대표는 “광케이블 관련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관련 분야에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해외에서도 광섬유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2014년 중소기업청장상(벤처활성화 유공자 포상)과 경상북도 중소기업 기술 부문 대상, 무역의 날 대통령 표창 등을 받았다. 올 들어 1억달러 수출탑(2017년 7월~2018년 6월)을 받은 것을 비롯해 월드클래스 300, KDB 글로벌 챌린저 200기업, ‘제112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등 굵직한 상을 연거푸 받았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복사기 영업사원으로 시작
서 대표는 1987년 팩시밀리, 복사기 등 사무기기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팩시밀리 한 대에 200만원 하던 시절이다. 영업 수완이 좋아서 대구에 있는 공구상가 업체들에 많은 물량을 납품했다. 판매에 자신이 생기자 1989년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 업체의 물 전기분해 기술을 활용한 용접기를 직접 들여다 팔기로 한 것. 이 제품은 대부분 대기업이 사갔다. 하지만 물건은 들어왔는데 사주기로 한 대기업이 의사결정을 미루며 제때 구매하지 않아 쓴맛을 봤다. 두 번째는 전기로를 제조하는 설비업체를 창업했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고 기술적인 기반 없이 무작정 시작한 사업이라 쉽지 않았다. 광섬유 업체에 전기로 일부를 공급하는 등 성과도 있었지만 2001년 ‘9·11테러’가 나고 광섬유산업이 일시적으로 침체기를 맞아 다시 회사가 어려워졌다. 포기를 모르는 서 대표는 2004년 자신의 영문 이름 첫 글자(이니셜)를 따 에스티아이를 설립했다. 그는 “‘시련이 언젠가는 기회가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 도전했다”고 말했다.
5G 이동통신 근간인 광섬유 핵심 재료
2000년대 중반 한 대기업에 광섬유 모재 관련 설비인 전기로를 공급하고 수출까지 하면서 사업은 기반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2014년 또다시 고비가 찾아왔다. 에스티아이가 납품하던 대기업이 광사업부를 미국 회사에 통째로 매각해 버렸다. 당시 협력사들은 대부분 사업을 접거나 업종을 전환했다. 2013년 103억원이던 매출이 2015년 32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핵심 매출처가 사라진 상황에서 서 대표는 ‘대형 거래처 한 곳만 바라보지 말고 세계를 상대로 싸워보자’고 다짐했다. 아이템은 광섬유 모재를 생산하는 전체 제조설비로 정했다. 그동안 번 돈과 융자금 등 100억원가량을 투입해 광섬유 모재 양산랩(연구소)을 세운 뒤 자체 설비로 만든 모재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광섬유 업체들은 모재를 생산하는 것을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 구매를 꺼렸기 때문이다.
에스티아이는 최근 3년간 해외 매출 비중이 97%에 달한다. 주고객은 중국과 인도 기업들이다. 서 대표는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으로 거래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섬유 모재 생산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 장벽이 높다”며 “개발도상국은 국가 차원에서 투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매출 1조원 기업 만들 것”
에스티아이는 연구개발(R&D) 부문 직원 수가 전체 직원의 40%를 웃돈다. 지난해 직원 59명 중 21명이었던 R&D 인력을 올해는 직원 100명 중 40여 명으로 늘렸다. 일반 광섬유보다 5배가량 비싼 특수용 광섬유 모재 양산이 가능한 기술력도 갖추고 있다. 일반 광섬유가 광케이블 형태로 땅속에 깔리는 것과 달리 특수 광섬유는 실처럼 묶어 사물인터넷(IoT) 통신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가정에 설치하는 기초 인프라다. 서 대표는 “5G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도시 곳곳에 광섬유 케이블을 깔아야 한다”며 “자율주행, IoT 등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광섬유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R&D센터에서는 광섬유 모재 굵기가 기존 130파이(π)보다 20파이 더 큰 150파이 제품을 개발했다. 광섬유를 더 길게 뽑아낼 수 있어 효율이 높고 원재료비도 적게 들어간다. 올해 800억원대인 매출이 내년에는 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서 대표는 전망했다.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증권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서 대표는 “세계에서 ‘광섬유 모재 설비는 에스티아이’라고 인정받고 싶다”며 “새로운 기술을 상용화하면 2022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태일 대표는
서태일 에스티아이 대표는 지난해 3월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됐다. 마르퀴즈 후즈후는 1899년부터 세계 215개국을 대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기술 등에서 세계적인 인물을 선정해 업적과 프로필을 등재해 오고 있다. 광섬유 모재 설비 분야에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높은 기술력을 갖춘 게 등재 이유다. 서 대표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용 하우징 장치, 액상유리 기화장치, 광섬유 모재 제조방법 등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서 대표는 “광케이블 관련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관련 분야에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해외에서도 광섬유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2014년 중소기업청장상(벤처활성화 유공자 포상)과 경상북도 중소기업 기술 부문 대상, 무역의 날 대통령 표창 등을 받았다. 올 들어 1억달러 수출탑(2017년 7월~2018년 6월)을 받은 것을 비롯해 월드클래스 300, KDB 글로벌 챌린저 200기업, ‘제112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등 굵직한 상을 연거푸 받았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