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공시누락·분식회계 혐의 고발…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연결
윤석열, 국정농단 특검서 들여다본 사안…꼬리 무는 삼성 수사
삼성바이오 가치 부풀리기 의혹, '이재용 승계' 수사로 번지나
검찰이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삼성바이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관련 수사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서 검찰이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혐의점은 크게 2가지이다.

우선 공시 고의누락 및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당국이 고발한 사안에 직접 해당하는 부분이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7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미국 바이오젠사에 부여하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며 담당 임원에 대한 해임을 권고하면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증선위는 이어 지난달 14일 2015년 회계처리 변경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결론 내리고 추가 고발을 결정했다.

증선위가 판단을 나눠 내리면서 고발이 두 차례 이뤄졌을 뿐 분식회계란 큰 틀에서 보면 하나의 단일 사건이다.

검찰의 수사력도 우선 삼성바이오의 고의 공시누락 및 분식회계를 한 게 사실인지를 규명하는 데 일차적으로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는 "정당한 회계처리였다"며 증선위 결정에 대해 지난달 말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조사결과를 내놓고, (피고발) 당사자인 회사가 공개적으로 다른 입장을 밝힌 사안"이라며 "이 사건 최종 조사단계인 검찰 수사에서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한 사실관계의 명확한 규명이 최우선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의 회계부정 의혹 사건은 단순히 회계규정 위반 혐의만 규명하고 끝나지는 않을 것이란 게 법조계와 금융권 안팎의 관측이다.

분식회계의 배경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맞닿아 있다는 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옛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의 가치평가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합병비율 산정 이슈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도 삼성바이오의 모기업인 삼성물산이 포함됐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과 검찰도 두 회사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대주주인 제일모직의 가치평가가 부풀려졌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이런 수사결과는 이 부회장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공소사실에도 포함됐다.

윤석열 현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당시 특검팀에 파견돼 이 부회장 관련 수사를 이끈 바 있다.

결국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시누락 및 분식회계 혐의가 사실인지 ▲ 삼성 총수 일가가 승계 작업을 위해 의도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평가가치를 왜곡했는지 등은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상고심 재판을 받는 가운데 삼성바이오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삼성그룹을 향한 검찰 수사가 계속되는 형국이다.

검찰은 앞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 혐의로 관련 임원 등을 기소한 데 이어 에버랜드(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노조와해 공작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