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중국 경제에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3일 베이징 칭화대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의 경제 주기가 하향이므로 비교적 느슨한 통화 여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 그는 고율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옮겨 가는 추세임을 강조하며 "중국은 과거처럼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말해서 수년간 우리의 경제개발은 잠재성장률에 근접했으며 실질성장률과 차이는 '0'에 가까웠다"며 "최근에는 경제에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지나친 완화로 금리가 급격하게 낮아지면 위안화가 압박을 받게 된다고 경계했다.

이 총재는 "우리는 통화정책을 조정할 때 시장 유동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며 기준금리에는 변동이 없었으나 7일물 레포(환매조건부채권)금리가 2분기에 하락했고 금융여건 개선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외부 충격에 대응한다면서 "예상 가이던스를 강화하고 금융시장간 리스크 전염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 후 질의응답 시간에 그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대해 "건설적인 해결"이 양국에 모두 이로울 것이라고 답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수개월 전보다 "더 예상 불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으며 당국의 경기부양책도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 중국 성장률은 6.2%로 올해 6.6%보다 둔화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또한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저부가가치 중심 제조업에서 벗어나 첨단 제조업을 육성하는 '중국제조 2025'를 수년간 추진해 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강한 압박 속에 정책 수정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도 회의를 열어 내년 양질의 경제성장 유지를 위해 금융 리스크를 제한하는 시장 지향적인 개혁정책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