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이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산업생산 증가율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미·중 통상전쟁 격화로 중국 경기가 갈수록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갑 닫은 中…소매판매 증가율 '뚝'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소매판매액은 3조5260억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망치(8.8%)는 물론 전달 증가율(8.6%)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중국의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2003년 5월 4.3%를 기록한 이후 15년 반 만에 최저로 내려앉았다.

항목별 소비 동향을 보면 당장 필요하지 않은 소비부터 줄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지난달 자동차, 통신기기, 문화·사무용품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0%, 5.9%, 0.4% 감소했다. 기호품인 술·담배 소비 증가율도 3.1%에 머물러 평균에 한참 못 미쳤다.

11월 산업생산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하는 데 그쳐 전달 증가율과 시장 예상치인 5.9%에 크게 못 미쳤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춘제(春節·설) 연휴가 들어 있어 통계가 들쭉날쭉한 1~2월을 제외하면 2008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역시 저조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11월 고정자산투자는 작년 동기 대비 5.9% 늘어 시장 예상치(5.8%)를 소폭 웃돌았지만,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지방 정부들에 인프라 건설을 위한 1조3500억위안(약 221조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허용하는 등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