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터뷰] "미성숙한 코인시장 '완전한 탈중앙화' 어려워…책임있는 '주체' 필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남성필 에어블록 대표 인터뷰
탈중앙화, 맹목적 목표 아닌 '가치창출 수단' 돼야
"개인들에게 데이터통제권 돌려줘 부가가치 창출"
탈중앙화, 맹목적 목표 아닌 '가치창출 수단' 돼야
"개인들에게 데이터통제권 돌려줘 부가가치 창출"
"지금의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은 미성숙합니다.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이 돌아갈 때까지는 생태계 조성을 이끄는 주체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죠. 그래서 '완전한 탈중앙화'가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빚을 수도 있습니다. 가령 투자는 받았지만 탈중앙화를 지향하므로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일관하는 건 무책임한 일 아닐까요."
최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한 남성필 에어블록 대표(사진)는 "탈중앙화는 목표가 아닌 '수단'이 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가가치를 실현하지 못하는 맹목적 탈중앙화는 의미가 없다고 봤다. 책임 지고 생태계 조성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취지다.
"물론 독점과 같은 중앙화에 대한 견제는 어느정도 필요하겠죠. 하지만 특정 주체가 책임감을 갖고 투명하게 정당한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봐요. 저희 역시 에어블록 생태계 조성에 책임 있는 주체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남 대표는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2013년부터 스타트업 업계에서 활동하며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까지 수상한 '젊은 인재'다. 그가 이끄는 에어블록의 모회사 AB180은 2015년 설립돼 국내 유수 기업들에 광고 기여도 분석도구 '에어브릿지'를 제공해왔다.
AB180이 '개인 광고 데이터 시장의 탈중앙화' 슬로건을 내걸고 올해 시작한 에어블록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클레이튼', 네이버 라인의 블록체인 자회사 '언블락', 국민카드 등과의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업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은 부가가치 창출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어요. 실행력이나 의지가 확고하지 않은 경우도 있죠.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수익 창출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있으니까요."
그는 에어블록의 모회사 AB180 보유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다른 프로젝트들보다 빠르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B180 대표 상품 격인 에어브릿지의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는 이미 국내에서만 6000만대 가량의 모바일 기기에서 활용되고 있다.
"저희는 기존 사업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물론 SDK와 대규모 빅데이터 분산처리 시스템 등이 이미 갖춰져 있어요. 개인 사용자 동의를 구하고 통제 권한을 관리하는 부분만 블록체인 레이어에 올리면 돼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남 대표는 에어블록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마이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개인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돌려주자는 것.
개인의 광고 데이터는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수집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강아지'를 검색한다면 어느 순간부터 광고창에 애견숍이나 사료 광고가 뜨는 경우다. 이런 프로모션이 가능한 것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웹페이지나 앱에 삽입된 프로그램이 검색 데이터를 수집한 탓이다. 이 역시 엄연한 개인정보다. 해당 정보가 광고주들에게 팔리기까지 한다. 타깃 마케팅이 광고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덕분이다.
이처럼 개인정보가 무차별 수집·유통·판매되지만 정작 본인이 이를 통제할 수 없는 게 문제다. 심지어 대가도 받지 못한다. 남 대표는 여기에 주목했다. 개인이 직접 자신의 정보를 앱 등을 통해 쉽게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자산처럼 팔 수도 있게 만든다는 아이디어다.
"관건은 투명성과 합법성입니다. 믿을 만해야죠. 어느 광고주가 어떤 정보를 얼마에 사갔고, 내 정보는 어디로 유통되는지 등이 자동시스템에서 투명하게 공개되고 수정이나 조작이 불가능해야 합니다. 그 신뢰를 만들어줄 '수단'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합니다."
에어블록이 제공하는 도구에서는 개인이 원할 경우에만 사용자 동의를 얻어 정보 수집이 시작된다. 남 대표는 "웹사이트에 넣을 수 있는 SDK가 조만간 나올 것이다. 개인 데이터 수집에 대한 동의를 받는 모듈, 개인이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콘솔인 '데이터 통제센터'도 출시된다"면서 "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최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한 남성필 에어블록 대표(사진)는 "탈중앙화는 목표가 아닌 '수단'이 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가가치를 실현하지 못하는 맹목적 탈중앙화는 의미가 없다고 봤다. 책임 지고 생태계 조성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취지다.
"물론 독점과 같은 중앙화에 대한 견제는 어느정도 필요하겠죠. 하지만 특정 주체가 책임감을 갖고 투명하게 정당한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봐요. 저희 역시 에어블록 생태계 조성에 책임 있는 주체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남 대표는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2013년부터 스타트업 업계에서 활동하며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까지 수상한 '젊은 인재'다. 그가 이끄는 에어블록의 모회사 AB180은 2015년 설립돼 국내 유수 기업들에 광고 기여도 분석도구 '에어브릿지'를 제공해왔다.
AB180이 '개인 광고 데이터 시장의 탈중앙화' 슬로건을 내걸고 올해 시작한 에어블록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클레이튼', 네이버 라인의 블록체인 자회사 '언블락', 국민카드 등과의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업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은 부가가치 창출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어요. 실행력이나 의지가 확고하지 않은 경우도 있죠.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수익 창출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있으니까요."
그는 에어블록의 모회사 AB180 보유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다른 프로젝트들보다 빠르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B180 대표 상품 격인 에어브릿지의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는 이미 국내에서만 6000만대 가량의 모바일 기기에서 활용되고 있다.
"저희는 기존 사업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물론 SDK와 대규모 빅데이터 분산처리 시스템 등이 이미 갖춰져 있어요. 개인 사용자 동의를 구하고 통제 권한을 관리하는 부분만 블록체인 레이어에 올리면 돼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남 대표는 에어블록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마이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개인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돌려주자는 것.
개인의 광고 데이터는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수집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강아지'를 검색한다면 어느 순간부터 광고창에 애견숍이나 사료 광고가 뜨는 경우다. 이런 프로모션이 가능한 것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웹페이지나 앱에 삽입된 프로그램이 검색 데이터를 수집한 탓이다. 이 역시 엄연한 개인정보다. 해당 정보가 광고주들에게 팔리기까지 한다. 타깃 마케팅이 광고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덕분이다.
이처럼 개인정보가 무차별 수집·유통·판매되지만 정작 본인이 이를 통제할 수 없는 게 문제다. 심지어 대가도 받지 못한다. 남 대표는 여기에 주목했다. 개인이 직접 자신의 정보를 앱 등을 통해 쉽게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자산처럼 팔 수도 있게 만든다는 아이디어다.
"관건은 투명성과 합법성입니다. 믿을 만해야죠. 어느 광고주가 어떤 정보를 얼마에 사갔고, 내 정보는 어디로 유통되는지 등이 자동시스템에서 투명하게 공개되고 수정이나 조작이 불가능해야 합니다. 그 신뢰를 만들어줄 '수단'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합니다."
에어블록이 제공하는 도구에서는 개인이 원할 경우에만 사용자 동의를 얻어 정보 수집이 시작된다. 남 대표는 "웹사이트에 넣을 수 있는 SDK가 조만간 나올 것이다. 개인 데이터 수집에 대한 동의를 받는 모듈, 개인이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콘솔인 '데이터 통제센터'도 출시된다"면서 "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