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당 의원들의 개인 후원금 모금 성적표가 시원치 않은 모양새다.
이 때문에 의원들이 연말 막바지 후원금 모금에 진땀을 빼고 있다. 연말에 개인 후원금이 집중되는 만큼 아직 2주가량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후원금 '풍년'을 이룬 작년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최근 "후원금 모금이 작년 같지 않다"는 푸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모금이 부진한 것은 떨어지는 당 지지율 탓이라는 해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국회의원은 평년에는 연 1억5천만원까지, 작년이나 올해처럼 선거가 있는 해에는 연 3억원까지 개인 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일찌감치 '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감사 문자를 돌리는 민주당 의원들이 많았다.
작년의 경우 대선 승리로 민주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아직도 SNS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후원금 모금 독려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도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는 의원도 적지 않다.
한 초선 의원은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작년에는 모금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는데 올해는 다르다"며 "직장인 급여일이 말일인 만큼 12월 말까지 기다려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 재선 의원은 "아직 모금 한도의 절반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지지율 하락 영향이라기보다는 경기가 나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박용진 의원과 같이 10월에 일찌감치 한도액을 모두 채운 의원도 있다.
박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 때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하고 사립유치원 투명성 강화 법안을 제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편 의원들의 후원금 모집 독려 글도 각양각색이다.
평범한 모금 요청부터 '실적과시형', '재치형', '읍소형' 등 의원들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작년 한도액에 가까운 후원금을 모금한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달 말 페이스북에 "여러분의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라며 계좌번호와 함께 후원금 모집 독려 글을 올렸다.
김정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 사진과 함께 '주요 당정청 회의 총 15회 참석' 등 의정활동 내용과 각종 수상 실적을 담은 후원금 요청 글을 게시했다.
금태섭 의원은 페이스북에 "후원해주신 정성은 사회에서 발언권을 얻기 힘든 분들을 대변하는 일에 쓰겠다"면서 "읽을만한 좋은 책을 소개하는 것으로도 보답드리겠다"고 했다.
박완주 의원은 페이스북에 '모금한도아직멀었어요', '평생의정보고해드려요'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후원혜택으로 '정치인 비행예방 효과', '선출직 초심유지 관리 지원', '정치인의 겸손함을 느낄 기회' 등을 꼽았다.
원내대변인인 강병원 의원은 '바닥 대변인'이라는 제목으로 바닥에 앉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사진을 후원금 모금 문자와 함께 발송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기 부진과 지지율 하락 영향을 함께 받는 것 같다"며 "다수를 차지하는 소액 후원자들의 경우 경기와 지지도 흐름을 많이 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