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수수료 규제에 보험·카드서만 일자리 10만개 날아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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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 한파에 떨고있는 금융권
내년 고용보험 의무화로 보험설계사 4명 중 1명 퇴출 위기
카드업계도 수수료 인하 후폭풍…1만여명 구조조정 예고
경기침체로 실적 악화까지…'불황형 희망퇴직'도 잇따라
내년 고용보험 의무화로 보험설계사 4명 중 1명 퇴출 위기
카드업계도 수수료 인하 후폭풍…1만여명 구조조정 예고
경기침체로 실적 악화까지…'불황형 희망퇴직'도 잇따라
경기 침체 우려에 정부의 잇단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연말을 앞둔 금융권에 ‘구조조정 한파’가 밀려오고 있다. 올 들어 보험과 카드업계를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된 데다 내년엔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및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 등 잇단 규제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보험과 카드 분야에서만 10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을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설계사 대규모 해촉 우려
올해 1~3분기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의 보험 영업손실은 16조84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2582억원(8.1%) 증가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적자전환으로 1~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39억원(17.6%)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보험사들은 비용을 줄이고 자본을 늘려야 할 판이다. 올 하반기 들어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 보험사들이 자본을 확충하고 장기 근속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엔 보험설계사를 중심으로 ‘감원 한파’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이 보험설계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설계사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될 경우 보험사는 2084억원에 이르는 고용보험료를 새로 부담해야 한다. 이에 앞서 보험사들이 실적이 저조한 설계사들을 대거 해촉(계약 해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40만 명에 달하는 설계사들에게 고용보험을 의무 적용하면 최대 9만6000명에 달하는 설계사들의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순차적으로 4대 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산재보험·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및 노동 3권 보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더욱 불어나 설계사 해촉 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 위기 내몰린 카드업계
카드업계에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카드 수수료 인하 대책으로 인한 고용 불안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수수료 인하 방침으로 카드업계는 내년 한 해 최대 7000억원 안팎의 손실이 예상된다. 위기에 직면한 카드사들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400명가량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카드 등 다른 카드사 역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비상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8개 카드사 직원 수는 1만947명(올 상반기 말 기준)이고, 계약직까지 합치면 1만2639명이다. 이 중 적어도 1000명 이상은 내년 구조조정 대상이 될 거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여기에 1만3881명인 카드 모집인이 내년엔 1만 명 미만으로, 3만3000여 명인 밴(VAN·결제대행)사 및 밴대리점 종사자는 2만6400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드사와 밴사, 밴대리점 등 전체 카드업계에서 1만여 명이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정치권에 휘둘리는 금융당국
내년에 보험과 카드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된 상황에서 금융당국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일자리 전담 부서인 일자리금융팀을 신설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지난 4월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자리 지표 개발도 추진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올 8월 일자리금융팀을 사실상 폐지한 데 이어 일자리지표 개발도 계속 늦어지고 있다.
대신 금융위는 올 들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기업 금융지원 및 ‘마이데이터’ 등 신(新)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금융 분야 새 산업의 고용 창출 규모에 비해 기존 업종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감축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는 점이다.
설계사 고용보험 적용 의무화와 카드 수수료 인하 등 금융권 구조조정을 초래한 주요 현안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경민/정지은 기자 kkm1026@hankyung.com
보험설계사 대규모 해촉 우려
올해 1~3분기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의 보험 영업손실은 16조84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2582억원(8.1%) 증가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적자전환으로 1~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39억원(17.6%)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보험사들은 비용을 줄이고 자본을 늘려야 할 판이다. 올 하반기 들어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 보험사들이 자본을 확충하고 장기 근속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엔 보험설계사를 중심으로 ‘감원 한파’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이 보험설계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설계사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될 경우 보험사는 2084억원에 이르는 고용보험료를 새로 부담해야 한다. 이에 앞서 보험사들이 실적이 저조한 설계사들을 대거 해촉(계약 해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40만 명에 달하는 설계사들에게 고용보험을 의무 적용하면 최대 9만6000명에 달하는 설계사들의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순차적으로 4대 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산재보험·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및 노동 3권 보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더욱 불어나 설계사 해촉 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 위기 내몰린 카드업계
카드업계에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카드 수수료 인하 대책으로 인한 고용 불안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수수료 인하 방침으로 카드업계는 내년 한 해 최대 7000억원 안팎의 손실이 예상된다. 위기에 직면한 카드사들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400명가량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카드 등 다른 카드사 역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비상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8개 카드사 직원 수는 1만947명(올 상반기 말 기준)이고, 계약직까지 합치면 1만2639명이다. 이 중 적어도 1000명 이상은 내년 구조조정 대상이 될 거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여기에 1만3881명인 카드 모집인이 내년엔 1만 명 미만으로, 3만3000여 명인 밴(VAN·결제대행)사 및 밴대리점 종사자는 2만6400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드사와 밴사, 밴대리점 등 전체 카드업계에서 1만여 명이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정치권에 휘둘리는 금융당국
내년에 보험과 카드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된 상황에서 금융당국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일자리 전담 부서인 일자리금융팀을 신설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지난 4월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자리 지표 개발도 추진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올 8월 일자리금융팀을 사실상 폐지한 데 이어 일자리지표 개발도 계속 늦어지고 있다.
대신 금융위는 올 들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기업 금융지원 및 ‘마이데이터’ 등 신(新)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금융 분야 새 산업의 고용 창출 규모에 비해 기존 업종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감축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는 점이다.
설계사 고용보험 적용 의무화와 카드 수수료 인하 등 금융권 구조조정을 초래한 주요 현안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경민/정지은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