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과 관련, “현지의 급변하는 흐름에 참여해 협업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3~7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출장에서 돌아온 뒤 주요 임원들에게 “상전벽해처럼 변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과거의 우리 방식인 단순한 ‘확산’은 더 이상 통할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같이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언급한 확산은 현지 기업을 인수하거나 독자 진출해 외형을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는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제과 백화점 마트 시네마 자산개발 호텔 등 16개 계열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동남아 출장에서 ‘제2의 롯데’를 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신 회장이 “완전히 새로운 방식과 생각”이 필요하다며 투자 전략의 전환을 강조한 것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정보기술(IT) 분야 투자를 요청받았다. 지난 4일 예방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는 “롯데가 베트남이 전개하고 있는 스타트업 운동을 촉진하고 협력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롯데는 이에 따라 베트남 청년을 위한 스타트업펀드를 설립하는 한편 한국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롯데액셀러레이터를 중심으로 본격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베트남은 결제 수단의 80%가 현금인 만큼 전자결제 및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이 우선 투자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