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산업] "1년 내내 불안"…불확실성 속 업종별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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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신기록'·자동차 '쇼크'·화학 '용두사미'
미중 통상전쟁 등 악재 속출…내년 업황 전망도 '시계제로'
올해 우리 산업계는 업종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슈퍼호황'의 흐름을 타고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간 반면 자동차 업계는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쇼크' 수준의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화학 업종은 다소 주춤했으나 '평년작'은 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조선 업계는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였으나 원가 상승 요인으로 활짝 웃지는 못했다.
모든 업종이 사실상 1년 내내 글로벌 무역분쟁과 환율·유가 변동, 근로시간 단축 등 대내외 변수로 불안에 떨었으며, 내년에도 불확실성은 걷히기 어렵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 한국경제 지탱한 반도체…3분기 '정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구성된 이른바 '반도체 코리아 연합군'은 올해 말 그대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시장의 '고점 논란' 와중에 미중 통상전쟁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의 악재까지 겹쳤으나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면서 우리 경제의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각각 17조5천700억원과 6조4천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나란히 역대 최고 성적을 써냈다.
올해 전체로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영업이익 약 49조원을 기록하고, SK하이닉스는 22조원을 올리면서 합계 70조원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두 업체는 '기술 초격차'를 바탕으로 글로벌 D램·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각각 합계 점유율 73%와 52%를 기록하며 넘보기 어려운 아성을 구축했고,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인텔을 제치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3분기부터 주요 메모리 제품 가격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중국의 이른바 '반도체 굴기'와 미중 통상전쟁 등으로 인해 4분기부터는 실적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업체들도 걱정 섞인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 자동차, 내우외환에 '후진'…3분기 '어닝 쇼크'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의 직격탄을 맞았던 우리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도 원·달러 환율 하락, 내수 시장 부진, 중국·미국 판매 감소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표 기업인 현대차의 올 1∼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조9천2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9.4%나 줄었다.
특히 3분기에는 2천889억원에 그치면서 지난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올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7천75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15.5% 증가했으나 이는 작년 3분기에 발생한 통상임금 관련 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올렸다.
글로벌 무역전쟁과 주요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수출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가 점유율을 늘리면서 '내우외환'에 빠진 처지였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지엠은 급기야 희망퇴직과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며 구조조정에 나섰고, 쌍용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의 압박, '광주형 일자리'를 둘러싼 논란, 연례행사가 된 노조 파업, 국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등 1년 내내 악재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 유화 '롤러코스터', 철강 '부익부 빈익빈'
경기에 민감한 정유화학 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하반기에는 수요 부진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 등으로 업황이 급격히 악화했다.
3분기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으로 제품 가격도 덩달아 올랐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소비재 시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해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화학제품 원료에 대해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 무역상들이 재고 확보를 꺼린 데다 미국 기업들이 대규모 설비 가동에 나서면서 물량 압박까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1∼3분기 영업이익 2조3천991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3조원대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철강업계는 작년보다 나은 성적표를 써냈으나 포스코를 비롯한 메이저 업체와 중소 업체 간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한 한해였다.
대기업들은 과감한 투자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재료 부담을 낮추면서 실적 호조를 이어간 반면 중소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전방산업 둔화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올 1∼3분기 21개 철강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49조1천400억원, 3조7천831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3%와 7.5% 늘어난 것인데, 포스코를 제외할 경우 매출 증가율은 4.0%로 낮아지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39.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1개 기업 가운데 무려 18곳의 영업이익이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포스코는 12.5%에 달했으나 다른 업체들의 평균은 3.3%에 그쳤다.
최근 3∼4년간 불황이 계속된 조선 업계는 대체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강재 가격 인상과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이지는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1∼3분기에 연2천70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줄어든 9조4천88억원에 그쳤다.
삼성중공업도 2천756억원 적자를 봤고, 대우조선해양은 7천5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1년 전보다는 35.0%나 감소했다.
/연합뉴스
미중 통상전쟁 등 악재 속출…내년 업황 전망도 '시계제로'
올해 우리 산업계는 업종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슈퍼호황'의 흐름을 타고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간 반면 자동차 업계는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쇼크' 수준의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화학 업종은 다소 주춤했으나 '평년작'은 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조선 업계는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였으나 원가 상승 요인으로 활짝 웃지는 못했다.
모든 업종이 사실상 1년 내내 글로벌 무역분쟁과 환율·유가 변동, 근로시간 단축 등 대내외 변수로 불안에 떨었으며, 내년에도 불확실성은 걷히기 어렵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 한국경제 지탱한 반도체…3분기 '정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구성된 이른바 '반도체 코리아 연합군'은 올해 말 그대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시장의 '고점 논란' 와중에 미중 통상전쟁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의 악재까지 겹쳤으나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면서 우리 경제의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각각 17조5천700억원과 6조4천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나란히 역대 최고 성적을 써냈다.
올해 전체로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영업이익 약 49조원을 기록하고, SK하이닉스는 22조원을 올리면서 합계 70조원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두 업체는 '기술 초격차'를 바탕으로 글로벌 D램·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각각 합계 점유율 73%와 52%를 기록하며 넘보기 어려운 아성을 구축했고,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인텔을 제치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3분기부터 주요 메모리 제품 가격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중국의 이른바 '반도체 굴기'와 미중 통상전쟁 등으로 인해 4분기부터는 실적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업체들도 걱정 섞인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 자동차, 내우외환에 '후진'…3분기 '어닝 쇼크'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의 직격탄을 맞았던 우리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도 원·달러 환율 하락, 내수 시장 부진, 중국·미국 판매 감소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표 기업인 현대차의 올 1∼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조9천2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9.4%나 줄었다.
특히 3분기에는 2천889억원에 그치면서 지난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올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7천75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15.5% 증가했으나 이는 작년 3분기에 발생한 통상임금 관련 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올렸다.
글로벌 무역전쟁과 주요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수출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가 점유율을 늘리면서 '내우외환'에 빠진 처지였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지엠은 급기야 희망퇴직과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며 구조조정에 나섰고, 쌍용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의 압박, '광주형 일자리'를 둘러싼 논란, 연례행사가 된 노조 파업, 국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등 1년 내내 악재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 유화 '롤러코스터', 철강 '부익부 빈익빈'
경기에 민감한 정유화학 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하반기에는 수요 부진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 등으로 업황이 급격히 악화했다.
3분기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으로 제품 가격도 덩달아 올랐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소비재 시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해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화학제품 원료에 대해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 무역상들이 재고 확보를 꺼린 데다 미국 기업들이 대규모 설비 가동에 나서면서 물량 압박까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1∼3분기 영업이익 2조3천991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3조원대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철강업계는 작년보다 나은 성적표를 써냈으나 포스코를 비롯한 메이저 업체와 중소 업체 간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한 한해였다.
대기업들은 과감한 투자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재료 부담을 낮추면서 실적 호조를 이어간 반면 중소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전방산업 둔화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올 1∼3분기 21개 철강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49조1천400억원, 3조7천831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3%와 7.5% 늘어난 것인데, 포스코를 제외할 경우 매출 증가율은 4.0%로 낮아지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39.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1개 기업 가운데 무려 18곳의 영업이익이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포스코는 12.5%에 달했으나 다른 업체들의 평균은 3.3%에 그쳤다.
최근 3∼4년간 불황이 계속된 조선 업계는 대체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강재 가격 인상과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이지는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1∼3분기에 연2천70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줄어든 9조4천88억원에 그쳤다.
삼성중공업도 2천756억원 적자를 봤고, 대우조선해양은 7천5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1년 전보다는 35.0%나 감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