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움직여라' 北美 기싸움 팽팽…만남없이 해 넘기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트럼프 "서두를 것 없다" 발언에 北 "비핵화 영원히 막힐 수 있어" 으름장
교착 장기화시 2차 북미정상회담도 미지수…김정은 신년사 내용 주목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교환하는 북한과 미국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연말이 다가올수록 기싸움이 팽팽해지는 양상이다.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북한이 먼저 움직일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하자, 북한은 미국의 최근 대북제재 조치들을 열거하며 '비핵화가 영원히 막힐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한편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북미가 서로 상대가 먼저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으로, 지금의 교착국면이 더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의 개인 명의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취한 대북제재 조치들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 비핵화에로 향한 길이 영원히 막히는 것과 같은 그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외무성 등 기관이 아닌 개인 명의 담화이긴 하지만 미국을 향한 북한의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데 이어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를 거론하고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 폐기까지 언급했는데 미국이 제재완화 등 만족할만한 '보상'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은 핵실험장 폐기 등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로 여기지 않으며 핵 신고와 검증, 핵무력 조기 해체·반출 등이 이뤄져야 제재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담화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과의 협상과 관련, "서두를 것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한 대답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북제재 조치를 잇달아 내놓는 가운데 "서두를 것 없다"고 밝힌 것은 미국의 협상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는 북한을 향해 '급한 것은 북한'이라고 압박하려는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에 북한이 담화를 통해 "'최대의 압박'이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이행하라고 받아쳤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17일 "북한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는 것은 좋은 조짐이 아니다"면서 "미국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이 오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도가 보여 교착상태가 길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미 간 공방전이 가열되면서 연내 고위급회담이 잡히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북한과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회담을 지난달 8일 뉴욕에서 열기로 했다가 연기한 뒤 1개월 이상 지나도록 다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해를 넘기면 내년에는 올해 한반도를 휘감았던 화해 분위기가 많이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내용에 따라 대화 동력이 유지될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이 다수를 점하게 된 미국 하원이 내년 1월 개원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대북정책에 있어 의회의 눈치를 더 많이 봐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스레 내년 1∼2월로 추진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미국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성과를 얻어야 한다"면서 "실무협상에서 충분히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로드맵이 논의되지 않으면 정상회담을 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북이 양측 모두 대화의 판을 깨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잊을만 하면' 언급하고 있고, 북한도 대미 강경 메시지를 내되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과 같은 외곽 인사를 발화자로 내세우는가 하면 비판의 대상도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미국 당국자나 기관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북미 양측 모두 대화의 동력을 유지할 필요성과 2차 정상회담을 통한 '톱다운 방식'(정상끼리 큰 틀의 합의를 해서 후속 당국자간 협상으로 넘기는 것)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이루려는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그림이 서로 다른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구도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양측간의 기싸움은 일정 기간 지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연합뉴스
교착 장기화시 2차 북미정상회담도 미지수…김정은 신년사 내용 주목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교환하는 북한과 미국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연말이 다가올수록 기싸움이 팽팽해지는 양상이다.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북한이 먼저 움직일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하자, 북한은 미국의 최근 대북제재 조치들을 열거하며 '비핵화가 영원히 막힐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한편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북미가 서로 상대가 먼저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으로, 지금의 교착국면이 더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의 개인 명의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취한 대북제재 조치들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 비핵화에로 향한 길이 영원히 막히는 것과 같은 그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외무성 등 기관이 아닌 개인 명의 담화이긴 하지만 미국을 향한 북한의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데 이어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를 거론하고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 폐기까지 언급했는데 미국이 제재완화 등 만족할만한 '보상'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은 핵실험장 폐기 등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로 여기지 않으며 핵 신고와 검증, 핵무력 조기 해체·반출 등이 이뤄져야 제재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담화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과의 협상과 관련, "서두를 것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한 대답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북제재 조치를 잇달아 내놓는 가운데 "서두를 것 없다"고 밝힌 것은 미국의 협상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는 북한을 향해 '급한 것은 북한'이라고 압박하려는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에 북한이 담화를 통해 "'최대의 압박'이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이행하라고 받아쳤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17일 "북한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는 것은 좋은 조짐이 아니다"면서 "미국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이 오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도가 보여 교착상태가 길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미 간 공방전이 가열되면서 연내 고위급회담이 잡히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북한과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회담을 지난달 8일 뉴욕에서 열기로 했다가 연기한 뒤 1개월 이상 지나도록 다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해를 넘기면 내년에는 올해 한반도를 휘감았던 화해 분위기가 많이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내용에 따라 대화 동력이 유지될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이 다수를 점하게 된 미국 하원이 내년 1월 개원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대북정책에 있어 의회의 눈치를 더 많이 봐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스레 내년 1∼2월로 추진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미국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성과를 얻어야 한다"면서 "실무협상에서 충분히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로드맵이 논의되지 않으면 정상회담을 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북이 양측 모두 대화의 판을 깨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잊을만 하면' 언급하고 있고, 북한도 대미 강경 메시지를 내되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과 같은 외곽 인사를 발화자로 내세우는가 하면 비판의 대상도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미국 당국자나 기관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북미 양측 모두 대화의 동력을 유지할 필요성과 2차 정상회담을 통한 '톱다운 방식'(정상끼리 큰 틀의 합의를 해서 후속 당국자간 협상으로 넘기는 것)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이루려는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그림이 서로 다른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구도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양측간의 기싸움은 일정 기간 지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