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벤자민 버튼' 처럼…노화 막는 연구에 빠진 글로벌 IT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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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리포트 - 권기선 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美코넬대, 젊은 쥐 혈액순환계…늙은 쥐에 주입했더니 재생효과
구글 공동창업자 노화연구 투자…오라클 창업자도 의학재단 세워
美코넬대, 젊은 쥐 혈액순환계…늙은 쥐에 주입했더니 재생효과
구글 공동창업자 노화연구 투자…오라클 창업자도 의학재단 세워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주인공처럼 시간을 되돌려 다시 젊어지는 게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일까. 노화 연구자들의 대답은 이렇다.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역노화, 과학기술로 가능
역(逆)노화에 대한 궁금증은 1956년 미국 코넬대의 클리브 매케이 박사가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혈액순환계를 연결했더니 늙은 쥐의 골밀도와 체중이 젊은 쥐와 비슷하게 변하는 사실을 관찰한 데서 시작됐다.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의 토머스 란도 교수 연구팀도 같은 실험을 통해 어린 쥐의 혈액을 공유한 늙은 쥐의 근육조직이 젊은 근육처럼 빠르게 재생되며 회복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에이미 와거스 하버드대 교수는 젊은 혈액에 다량 존재하는 GDF11 단백질이 노화된 근육의 손상된 구조를 회복시키고 기능적인 면에서도 근력과 지구력 등 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반면 CCL11은 늙은 쥐의 혈액에서 증가되며 어린 쥐의 신경 재생이나 학습능력, 기억력 감소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단백질이라고 보고됐다.
이후 스탠퍼드대 토니 위스-코레이 교수팀은 신생아 탯줄 혈액의 단백분해효소(TIMP2) 단백질이 늙은 쥐의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고 보고했다. 세드릭 드레이 폴사바티에대 교수팀은 노화되면서 감소하지만 운동하면 증가하는 아펠린이라는 혈액 단백질을 찾아냈다. 늙은 쥐에 아펠린을 주입해 노화성 근감소증 증상을 완화하고 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일종의 세포노화유전자(p16INK4)를 발현하는 노화세포만 선택적으로 골라서 자살을 유도함으로써 쥐 개체의 건강과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가설을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변형시킨 쥐 모델을 이용해 증명했다. 지금은 노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시키는 물질인 세놀라이트의 초기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노화 현상을 되돌리는 역노화 과학기술의 성과가 하나둘씩 보고되면서 더 이상 노화를 자연현상으로 치부하기보다 과학기술을 활용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질병이라는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 노화 연구 나서
의료기술의 발달과 사회복지 수준의 향상으로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로 인한 고혈압, 암, 당뇨, 심혈관질환, 치매와 같은 노인성 질병 증가와 노인층 빈곤 문제로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25년이면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개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하락시키고 노인 의료비 증가로 이어진다. 따라서 노화를 과학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 그 기대효과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세계 최고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수명 연장을 목표로 질병과 노화 연구에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다. 인터넷 기업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2013년 바이오기업 칼리코를 세워 노화의 비밀을 규명하고 인간수명 연장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구글은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와 칼리코의 노화 연구에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공동 투자하는 계약을 맺었다. 오라클 공동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은 의학재단을 세워 노화연구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와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틸은 노화세포를 제거해 수명을 연장시키는 연구에 1300억원을 투자했다.
위스-코레이 교수는 바이오벤처회사 알카히스트를 공동 창업해 노인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혈액 내 역노화단백질을 발굴해 이를 의료용 단백질(바이올로직스)로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혈액 내 역노화인자의 존재 가능성을 근거로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젊은 피를 투여하는 소규모 임상시험이 이뤄졌고 그 결과가 지난해 11월 발표됐다. 4주 동안 매주 젊은 피(혈장)를 투여했더니 환자들의 인지기능은 뚜렷한 호전이 보이지 않았지만 일상 활동 능력은 개선됐다. 일부 미국 업체를 중심으로 젊은 피를 수혈해주는 상업적 의료행위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은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여서 확대 해석할 일은 아니다. 현재 대규모 임상시험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혈액 내 역노화인자를 발굴하고 그 기능을 밝히는 연구는 태동단계다. 아직까지 효능이 검증된 인자는 소수지만 그 가능성은 노화 극복 연구의 게임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혈액 내 역노화인자를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역노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역노화, 과학기술로 가능
역(逆)노화에 대한 궁금증은 1956년 미국 코넬대의 클리브 매케이 박사가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혈액순환계를 연결했더니 늙은 쥐의 골밀도와 체중이 젊은 쥐와 비슷하게 변하는 사실을 관찰한 데서 시작됐다.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의 토머스 란도 교수 연구팀도 같은 실험을 통해 어린 쥐의 혈액을 공유한 늙은 쥐의 근육조직이 젊은 근육처럼 빠르게 재생되며 회복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에이미 와거스 하버드대 교수는 젊은 혈액에 다량 존재하는 GDF11 단백질이 노화된 근육의 손상된 구조를 회복시키고 기능적인 면에서도 근력과 지구력 등 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반면 CCL11은 늙은 쥐의 혈액에서 증가되며 어린 쥐의 신경 재생이나 학습능력, 기억력 감소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단백질이라고 보고됐다.
이후 스탠퍼드대 토니 위스-코레이 교수팀은 신생아 탯줄 혈액의 단백분해효소(TIMP2) 단백질이 늙은 쥐의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고 보고했다. 세드릭 드레이 폴사바티에대 교수팀은 노화되면서 감소하지만 운동하면 증가하는 아펠린이라는 혈액 단백질을 찾아냈다. 늙은 쥐에 아펠린을 주입해 노화성 근감소증 증상을 완화하고 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일종의 세포노화유전자(p16INK4)를 발현하는 노화세포만 선택적으로 골라서 자살을 유도함으로써 쥐 개체의 건강과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가설을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변형시킨 쥐 모델을 이용해 증명했다. 지금은 노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시키는 물질인 세놀라이트의 초기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노화 현상을 되돌리는 역노화 과학기술의 성과가 하나둘씩 보고되면서 더 이상 노화를 자연현상으로 치부하기보다 과학기술을 활용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질병이라는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 노화 연구 나서
의료기술의 발달과 사회복지 수준의 향상으로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로 인한 고혈압, 암, 당뇨, 심혈관질환, 치매와 같은 노인성 질병 증가와 노인층 빈곤 문제로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25년이면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개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하락시키고 노인 의료비 증가로 이어진다. 따라서 노화를 과학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 그 기대효과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세계 최고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수명 연장을 목표로 질병과 노화 연구에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다. 인터넷 기업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2013년 바이오기업 칼리코를 세워 노화의 비밀을 규명하고 인간수명 연장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구글은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와 칼리코의 노화 연구에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공동 투자하는 계약을 맺었다. 오라클 공동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은 의학재단을 세워 노화연구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와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틸은 노화세포를 제거해 수명을 연장시키는 연구에 1300억원을 투자했다.
위스-코레이 교수는 바이오벤처회사 알카히스트를 공동 창업해 노인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혈액 내 역노화단백질을 발굴해 이를 의료용 단백질(바이올로직스)로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혈액 내 역노화인자의 존재 가능성을 근거로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젊은 피를 투여하는 소규모 임상시험이 이뤄졌고 그 결과가 지난해 11월 발표됐다. 4주 동안 매주 젊은 피(혈장)를 투여했더니 환자들의 인지기능은 뚜렷한 호전이 보이지 않았지만 일상 활동 능력은 개선됐다. 일부 미국 업체를 중심으로 젊은 피를 수혈해주는 상업적 의료행위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은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여서 확대 해석할 일은 아니다. 현재 대규모 임상시험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혈액 내 역노화인자를 발굴하고 그 기능을 밝히는 연구는 태동단계다. 아직까지 효능이 검증된 인자는 소수지만 그 가능성은 노화 극복 연구의 게임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혈액 내 역노화인자를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역노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