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절제 걱정 덜고 흉터도 안보이고…최소 절개로 암 수술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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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생
명의 인터뷰 - 임우성 이대여성암병원 센터장
명의 인터뷰 - 임우성 이대여성암병원 센터장
“유방을 모두 절제하고 재건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도 유륜을 통해 수술 부위가 보이지 않는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흉터가 커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가 많았지만 이제는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아 환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죠.”
임우성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장(사진)은 “유방암이 생겼다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흉터가 보이지 않게 하는 수술을 통해 유방을 충분히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센터장은 유방암 환자의 유륜에 5㎝ 정도의 절개창만 내고 암이 생긴 유방 덩어리를 빼내는 수술을 한다. 이후 성형외과 의사가 이 절개창으로 유방조직을 재건하는 수술을 한다. 지난해부터 이 같은 수술을 시작했다. 작은 절개창으로 유방암 수술과 재건 수술을 동시에 하는 의료진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임 센터장팀이 유일하다. 임 센터장은 유륜 절개창으로 수술한 환자 25명의 결과를 분석해 국제학회에 보고했다. 환자는 모두 유방 형태가 그대로 보존된 데다 암세포도 완전히 사라졌다.
수술 부위가 비교적 작아 유방조직을 살릴 수 있는 부분절제 환자도 대부분 유륜을 활용해 수술한다. 유방 피부에 흉터가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륜에서 암 덩어리가 12.3㎝ 정도 떨어진 환자도 이 방식으로 수술했다. 유륜 부위를 절제해 암 덩어리를 떼어낸 환자가 100명을 넘었는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유륜에서 4㎝ 넘게 떨어진 환자다. 임 센터장은 “이전에 한쪽 가슴에 유방암 수술을 한 환자는 유륜을 절개하는 수술을 받은 뒤 바로 비교해볼 수 있는데 흉터가 남지 않아 상당히 만족해한다”며 “유륜으로 유방을 떼어내고 재건 수술까지 함께하는 팀은 우리뿐”이라고 했다. 임 센터장에게 유방암의 원인과 치료법, 예방법 등을 들어봤다.
▷유륜을 활용해 수술하는 방법이 새롭다.
“수술에 성공한 팀이 드물다. 유륜 경계부에 절개창을 내 전기 소작기만 가지고 수술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암 덩어리를 떼어내는 것은 물론 보형물을 넣어 재건하는 것도 어렵다. 유방을 보존할 수 있는 부분 절제 환자도 대부분 암이 있는 부위 위쪽 피부를 열어 암 덩어리를 도려낸다. 우리는 유륜에서 암이 생긴 부분까지 접근하는 방법을 택한다. 유륜 경계부에만 칼을 대기 때문에 치료가 끝나면 상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유방 피부에는 흉터가 남지 않는다.”
▷모든 환자가 흉터 안 보이는 수술을 받을 수 있나.
“유두가 너무 작아 암 덩어리를 빼내기 어려운 환자는 유륜을 이용한 수술을 하기 어렵다. 암이 이미 피부에 붙어 있는 환자도 유방을 다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할 수 없다. 이처럼 제한적인 환자가 아니라면 대부분 유륜 부분만으로 수술할 수 있다.”
▷새로운 수술을 시작한 이유가 있나.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유방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장 많이 호소한다. 유방보존수술을 받은 뒤 흉터가 크게 남는 환자가 많은데 이를 유방보존수술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수술 전처럼 유방 모양이 유지되고 흉터도 안 보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유륜을 활용해 수술을 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처음 수술을 시작해 지금은 수술 환자의 90% 이상은 흉터가 안 보이는 수술을 한다. 수술 시간도 일반적인 유방암 수술과 비슷하다. 유방보존수술은 1시간 안에 끝나고 림프절로 전이돼 림프를 긁어내는 환자는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국내에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다.
“미국 유럽 등 서양에서는 50대 후반 유방암 환자가 많은데 한국에는 40대 후반 환자가 많다. 최근에는 20~30대 유방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유방암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 요인 및 가족력, 식생활, 환경호르몬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방에 멍울이 잡히거나 유두에서 진물 같은 분비물이 나오면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 유두나 피부가 함몰되는 것도 유방암의 주요 증상이다. 정기적으로 유방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 암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콩 섭취에 대해 논란이 많다.
“콩 속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여성호르몬으로 유방암을 일으키는 에스트로겐을 조절해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중국 쑤저우대 연구팀에 따르면 콩 음식을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 발생률이 0.75배 적었다. 특히 이소플라본 섭취는 20% 정도 유방암이 줄어드는 효과를 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을 하면 여성호르몬 작용을 줄여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환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유방암에 좋다고 소문난 것은 찾아먹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버섯, 식물 뿌리 등 과학적으로 확인된 음식은 없다. 한쪽 유방에 암이 생기면 다른쪽 유방에 암이 생길 위험이 4~8배 정도 높다. 암이 재발할 위험도 있다. 검진을 열심히 받아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임우성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장(사진)은 “유방암이 생겼다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흉터가 보이지 않게 하는 수술을 통해 유방을 충분히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센터장은 유방암 환자의 유륜에 5㎝ 정도의 절개창만 내고 암이 생긴 유방 덩어리를 빼내는 수술을 한다. 이후 성형외과 의사가 이 절개창으로 유방조직을 재건하는 수술을 한다. 지난해부터 이 같은 수술을 시작했다. 작은 절개창으로 유방암 수술과 재건 수술을 동시에 하는 의료진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임 센터장팀이 유일하다. 임 센터장은 유륜 절개창으로 수술한 환자 25명의 결과를 분석해 국제학회에 보고했다. 환자는 모두 유방 형태가 그대로 보존된 데다 암세포도 완전히 사라졌다.
수술 부위가 비교적 작아 유방조직을 살릴 수 있는 부분절제 환자도 대부분 유륜을 활용해 수술한다. 유방 피부에 흉터가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륜에서 암 덩어리가 12.3㎝ 정도 떨어진 환자도 이 방식으로 수술했다. 유륜 부위를 절제해 암 덩어리를 떼어낸 환자가 100명을 넘었는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유륜에서 4㎝ 넘게 떨어진 환자다. 임 센터장은 “이전에 한쪽 가슴에 유방암 수술을 한 환자는 유륜을 절개하는 수술을 받은 뒤 바로 비교해볼 수 있는데 흉터가 남지 않아 상당히 만족해한다”며 “유륜으로 유방을 떼어내고 재건 수술까지 함께하는 팀은 우리뿐”이라고 했다. 임 센터장에게 유방암의 원인과 치료법, 예방법 등을 들어봤다.
▷유륜을 활용해 수술하는 방법이 새롭다.
“수술에 성공한 팀이 드물다. 유륜 경계부에 절개창을 내 전기 소작기만 가지고 수술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암 덩어리를 떼어내는 것은 물론 보형물을 넣어 재건하는 것도 어렵다. 유방을 보존할 수 있는 부분 절제 환자도 대부분 암이 있는 부위 위쪽 피부를 열어 암 덩어리를 도려낸다. 우리는 유륜에서 암이 생긴 부분까지 접근하는 방법을 택한다. 유륜 경계부에만 칼을 대기 때문에 치료가 끝나면 상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유방 피부에는 흉터가 남지 않는다.”
▷모든 환자가 흉터 안 보이는 수술을 받을 수 있나.
“유두가 너무 작아 암 덩어리를 빼내기 어려운 환자는 유륜을 이용한 수술을 하기 어렵다. 암이 이미 피부에 붙어 있는 환자도 유방을 다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할 수 없다. 이처럼 제한적인 환자가 아니라면 대부분 유륜 부분만으로 수술할 수 있다.”
▷새로운 수술을 시작한 이유가 있나.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유방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장 많이 호소한다. 유방보존수술을 받은 뒤 흉터가 크게 남는 환자가 많은데 이를 유방보존수술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수술 전처럼 유방 모양이 유지되고 흉터도 안 보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유륜을 활용해 수술을 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처음 수술을 시작해 지금은 수술 환자의 90% 이상은 흉터가 안 보이는 수술을 한다. 수술 시간도 일반적인 유방암 수술과 비슷하다. 유방보존수술은 1시간 안에 끝나고 림프절로 전이돼 림프를 긁어내는 환자는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국내에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다.
“미국 유럽 등 서양에서는 50대 후반 유방암 환자가 많은데 한국에는 40대 후반 환자가 많다. 최근에는 20~30대 유방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유방암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 요인 및 가족력, 식생활, 환경호르몬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방에 멍울이 잡히거나 유두에서 진물 같은 분비물이 나오면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 유두나 피부가 함몰되는 것도 유방암의 주요 증상이다. 정기적으로 유방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 암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콩 섭취에 대해 논란이 많다.
“콩 속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여성호르몬으로 유방암을 일으키는 에스트로겐을 조절해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중국 쑤저우대 연구팀에 따르면 콩 음식을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 발생률이 0.75배 적었다. 특히 이소플라본 섭취는 20% 정도 유방암이 줄어드는 효과를 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을 하면 여성호르몬 작용을 줄여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환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유방암에 좋다고 소문난 것은 찾아먹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버섯, 식물 뿌리 등 과학적으로 확인된 음식은 없다. 한쪽 유방에 암이 생기면 다른쪽 유방에 암이 생길 위험이 4~8배 정도 높다. 암이 재발할 위험도 있다. 검진을 열심히 받아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