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상경영' 현대차그룹, 임원 승진 10년만에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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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인사로 세대교체
19일께 임원 인사 단행
승진도 300명 밑돌 가능성
조직 군살 빼기 본격화
임원 줄여 의사 결정 단순화
1970년대생 임원 대거 기용
미래 자동차 시대 대비 포석
19일께 임원 인사 단행
승진도 300명 밑돌 가능성
조직 군살 빼기 본격화
임원 줄여 의사 결정 단순화
1970년대생 임원 대거 기용
미래 자동차 시대 대비 포석
현대자동차그룹이 임원 5명 중 1명가량을 ‘물갈이’하는 전면적인 쇄신 인사를 한다. 전체 임원 약 900명 가운데 180여 명이 이미 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 승진자 수는 300명을 밑돌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19일께 이런 내용이 담긴 ‘2019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할 계획이다. 임원 수를 크게 줄여 조직의 군살을 빼고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사상 최대 규모 임원 물갈이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지난 13일부터 대상 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퇴임 통보를 시작했다. A 계열사는 전체 임원 30여 명 중 10여 명(약 33.3%)이 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 계열사는 임원 50명 가운데 25% 이상이 물러날 예정이다. 한 계열사 임원은 “이미 짐을 싼 임원이 적지 않아 임원 주차장이 절반 이상 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950년대생(만 59세 이상)이 물갈이 대상이다. 50대 중후반인 1960~1965년생 임원 중에서도 퇴임하는 인원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실적이 나쁜 곳과 비주력 계열사 임원 물갈이 비율이 높다는 게 현대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파워텍과 현대다이모스처럼 합병한 회사는 임원 절반 가까이가 퇴임하거나 소속을 바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임원을 포함한 임원 승진자 수는 300명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임원 승진 규모는 2010년 이후 한 번도 300명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룹 전체 임원 수는 800명대 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때 1000명에 달했던 현대차그룹의 임원 수는 지난해와 올해 퇴임자를 늘리면서 9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임원 수가 800명 아래로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큰 폭의 임원 물갈이 인사를 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임원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는 설명이다. 1970년대생 임원을 대거 기용해 미래 자동차 시대에 대비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것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지난 12일 부회장 및 사장단 인사 때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0대 경영진이 상당수 물러나고, 50대 중후반 최고경영자(CEO)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등 경영진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이에 상응하는 임원 인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말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쇄신 인사를 통해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한 말이 현실화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의 친정체제가 강화된 만큼 앞으로 1~2년간 대규모 쇄신 인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사업·지배구조 개편 과제 남아
재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쇄신 인사라는 첫 번째 ‘과제’를 기대 이상으로 잘 해결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부회장 및 사장단 인사가 발표되기 직전까지도 과감한 세대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하지만 아직 남은 과제도 많다. 당장 그룹의 사업구조를 효율적인 방향으로 재편해야 한다. 이미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을 합치기로 하는 등 일부 작업을 마쳤지만 부품 관련 계열사를 더 통폐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시장에서는 비(非) 자동차 계열사의 사업분야를 축소하거나 조정하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도 재개해야 한다. 올해 1차 시도가 시장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로 돌아간 만큼 내년에 이뤄질 2차 시도는 보다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회복과 미래차 대응, 국내 공장의 생산성 향상 등도 정 수석부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지난 13일부터 대상 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퇴임 통보를 시작했다. A 계열사는 전체 임원 30여 명 중 10여 명(약 33.3%)이 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 계열사는 임원 50명 가운데 25% 이상이 물러날 예정이다. 한 계열사 임원은 “이미 짐을 싼 임원이 적지 않아 임원 주차장이 절반 이상 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950년대생(만 59세 이상)이 물갈이 대상이다. 50대 중후반인 1960~1965년생 임원 중에서도 퇴임하는 인원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실적이 나쁜 곳과 비주력 계열사 임원 물갈이 비율이 높다는 게 현대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파워텍과 현대다이모스처럼 합병한 회사는 임원 절반 가까이가 퇴임하거나 소속을 바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임원을 포함한 임원 승진자 수는 300명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임원 승진 규모는 2010년 이후 한 번도 300명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룹 전체 임원 수는 800명대 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때 1000명에 달했던 현대차그룹의 임원 수는 지난해와 올해 퇴임자를 늘리면서 9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임원 수가 800명 아래로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큰 폭의 임원 물갈이 인사를 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임원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는 설명이다. 1970년대생 임원을 대거 기용해 미래 자동차 시대에 대비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것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지난 12일 부회장 및 사장단 인사 때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0대 경영진이 상당수 물러나고, 50대 중후반 최고경영자(CEO)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등 경영진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이에 상응하는 임원 인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말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쇄신 인사를 통해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한 말이 현실화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의 친정체제가 강화된 만큼 앞으로 1~2년간 대규모 쇄신 인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사업·지배구조 개편 과제 남아
재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쇄신 인사라는 첫 번째 ‘과제’를 기대 이상으로 잘 해결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부회장 및 사장단 인사가 발표되기 직전까지도 과감한 세대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하지만 아직 남은 과제도 많다. 당장 그룹의 사업구조를 효율적인 방향으로 재편해야 한다. 이미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을 합치기로 하는 등 일부 작업을 마쳤지만 부품 관련 계열사를 더 통폐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시장에서는 비(非) 자동차 계열사의 사업분야를 축소하거나 조정하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도 재개해야 한다. 올해 1차 시도가 시장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로 돌아간 만큼 내년에 이뤄질 2차 시도는 보다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회복과 미래차 대응, 국내 공장의 생산성 향상 등도 정 수석부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