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개 산업 고객의 추천 의향 지수화…처음으로 60점 돌파
고객이 추천하는 기업(KNPS)은 한국의 각 산업 상품 또는 서비스를 경험해 본 고객이 이를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추천하고자 하는지 그 의향 정도를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적극적인 추천의향을 지닌 충성고객의 비율에서 추천이 적극적이지 않은 고객 비율을 뺀 ‘순추천 고객비율’을 측정하는 개념으로 고객이 특정 기업을 타인에게 추천하고자 하는 의향을 한국적 특성에 맞는 모델로 조사하고 있다.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고객추천’의 개념을 산업 전반에 확대하고 기업들이 이를 관리하게 해 향후 기업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게 하고자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2001년부터 축적해온 고객추천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7년부터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102개 산업 고객의 추천 의향 지수화…처음으로 60점 돌파
KNPS는 각 기업이 고객을 만족시키면 만족한 고객이 그 기업을 계속 이용하게 돼 기존 고객을 유지하게 된다는 전제로부터 시작된다. 만족한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추천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고객만족도(CSI)’ 조사가 자사의 기존 고객 유지에 초점을 두는 방어적인 관점이라면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KNPS)’ 조사는 이런 기존 고객들의 적극적인 추천행위를 통해 경쟁사 고객 및 비고객 등 신규 고객 확보에 초점을 둔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관점에서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KNPS 조사 결과는 궁극적으로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매출을 늘려 성장할 수 있는 미래 가능성을 예측하게 해줌으로써 미래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가능토록 해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KNPS 지수는 다차원적인 분석과 검증을 통해 매출 증가율과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산출식을 선정했다. ‘타인추천의향’을 묻는 7점 척도의 문항에서 ‘적극 추천(6~7점)’한 응답자의 비율과 ‘비추천(1~4점)’한 응답자의 비율 차이를 통해 산출된다.

2007년 첫 발표 이후 올해 열두 번째를 맞은 KNPS는 소비재 제조업 29개, 내구재 제조업 23개, 서비스업 50개 등 총 102개 산업에 대해 조사해 산업별 1위 기업을 선정했다. 특히 올해는 시장이 크게 확대 및 성숙되며 국민 실생활과 연관도가 높아진 궐련형전자담배, 전기레인지, 전기면도기, 저축은행, 헬스&뷰티스토어, 내비게이션앱 산업을 신규로 조사해 발표했다.
102개 산업 고객의 추천 의향 지수화…처음으로 60점 돌파
올해 KNPS 조사 결과, 산업 전체 KNPS 지수는 전년 대비 7.3점 상승한 63.6점을 기록했다. 산업 전체 고객추천의향이 50점을 돌파한 것이 2016년(53.1점)이었는데, 2년 만에 60점을 초과했다.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모두 60점을 뛰어넘었으며, 서비스업의 향상폭이 높아서 12개 산업(24%)이 70점을 넘은 우수한 결과가 나타났다.

상품과 서비스가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현재, 소비자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검색 및 구매 선택에 큰 어려움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에 SNS나 인터넷상에 나타난 다른 사람들의 추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연스레 자신도 스스로의 경험을 손쉽게 타인과 공유하기도 한다. 이런 현실에 맞게 기업들도 추천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한 ‘추천’이라는 행동이 자신이나 타인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자발적인 행동이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확산되면서 추천 자체에 대한 인식이 차츰 긍정적으로 전환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국내 소비자들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하면서도 타인에게 추천하는 데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자신의 경험과 판단에 자신감을 갖고 당당히 소개하는 주체적인 소비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KNPS 전체 지수 추이를 보면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고객 추천 지수의 수준이 높지 않았다. 심지어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도 있었다. 그러나 KMAC에서 공식 발표한 2007년을 기점으로 각 산업 및 기업에서 ‘고객 추천’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충성도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를 관리하기 시작해 그 후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KNPS에서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고 12년 연속 1위를 한 기업은 20개 분야 15개 기업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이 12개, 서비스업이 8개였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