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회수 블랙박스도 함께 수색…일각선 중립성 훼손 우려도
인니 라이온에어, 추락사고 한달만에 자비로 실종자 수색 재개
18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사고 당시 실종된 탑승자들의 유해를 찾는 작업이 한달여 만에 재개된다.

18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네덜란드 민간업체를 자체적으로 고용해 곧 수색에 착수한다고 전날 밝혔다.

라이온에어의 다낭 만달라 프리한토로 대변인은 "이 업체는 다목적선박(MPV) 에베레스트 호를 이용해 수색을 하게 된다.

비용은 최대 380억 루피아(약 29억5천만원)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9일 아침 자카르타 인근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을 이륙한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MAX) 8 여객기는 약 13분 뒤 해상에 추락했다.

탑승자는 전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Basarnas)은 추락 해역에서 탑승자 125명의 유해를 수습한 뒤 지난달 10일 수색을 종료했으나, 실종자 64명의 유가족은 수색 재개를 요구해 왔다.

에베레스트 호는 19일 사고기 추락 해역에 도착해 10일간 수색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낭 대변인은 에베레스트 호가 실종자 유해뿐 아니라 아직 찾지 못한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를 찾는 작업도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니 라이온에어, 추락사고 한달만에 자비로 실종자 수색 재개
비행기록장치(FDR)와 함께 항공기의 '블랙박스'를 구성하는 CVR은 사고원인 파악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달 1일 사고 해역에서 FDR을 회수했지만, CVR은 찾지 못했다.

정부가 아닌 항공사 측이 비용을 대 수색 작업을 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라이온에어가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관련 정부 당국이 예산 부족과 관료주의 등으로 인해 효율적인 수색을 실행하기 힘든 상황에 처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KNKT·영문 약자 NTSC) 관계자는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CVR을 찾으려면 특수한 장비와 선박이 필요하지만 이를 빌릴 예산이 없다"고 털어놨다.

CVR에서 발신되는 음파 신호는 추락 후 약 90일 동안만 이어지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발견될 확률이 떨어지게 된다.

다만, 일부 항공사고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닌 라이온에어가 수색 비용을 댄다면 조사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에베레스트 호에 KNKT 당국자들이 함께 탑승해 수색 작업 전반을 감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