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급락세다.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3.64달러(7.3%) 내린 46.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록한 하락폭은 3년여 만에 최대 낙폭이다. WTI는 이로써 지난해 8월말 이후로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지난 10월초 고점 대비로는 두 달 새 4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WTI의 가격은 배럴당 50달러를 밑돈 이후 더욱 요동치고 있다. 위험자산 전반에서 나타난 글로벌 경제성장세 둔화 우려가 공급과잉 공포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주요 산유국들의 공급정책과 계절성 등을 감안할 경우 점차 배럴당 50달러 위에서 거래될 것으로 원자재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급락세는 2014~2016년 초까지 경험한 급락세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사우디 아라비아, 러시아 등을 주도로 한 OPEC+ 공급정책 목표가 '시장점유율(치킨게임) 확대'가 아니라 '생산량 감축을 통한 유가 안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도 저(低)유가를 선호하는 데다 글로벌 공조(共助)를 거부하나 생산자들의 BEP(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유가 수준에서는 셰일오일 중심의 산유량 증가세도 둔화될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은 "석유시장의 계절성도 12월부터는 성수기에 진입할 것"이라며 "향후 수급을 반영한 원유 재고감소가 투자자들의 시선을 펀더멘털(기초체력)로 이동시켜 50달러 상단에서의 거래 정상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