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민박은 농어촌정비법에 저촉을 받아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담당 시설이다.
1995년 농어촌 관광 활성화와 주민 소득증대를 위해 시행한 제도이다.
허가제인 일반 숙박업과 달리 신고제로 운영된다.
전체면적 230㎡ 미만 주택에 소화기와 화재감지기만 설치한 뒤 신고만 하면 누구나 영업을 할 수 있다.
농어민 자신이 사는 주택에서 민박업을 할 수 있고 다른 숙박시설보다 토지 이용이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그러나 소방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특정소방대상물에서는 제외돼 있다.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되면 안전기준에 따라 방화벽 등 연소시설을 설치하고 유지관리 해야 한다.
모텔, 호텔, 여관 등 일반숙박시설과 관광호텔, 콘도 등 관광숙박시설은 특정소방대상물에 포함된다.
농어촌 민박은 건축법상 주택으로 분류돼 소방 안전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보건소와 농어촌 담당 부서 등 지자체로부터 상하반기 화재위험 여부나 피난시설 여부 등 정기점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는 불법 증축과 무단 용도변경을 하는가 하면 실거주 요건도 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감시단이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전국 농어촌 민박 2만여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5천700여건의 불법행위가 적발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시설에 대해 불법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강릉 사고 펜션은 아직 뚜렷한 불법 정황이 나타나지 않았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19일 "펜션사고와 관련해 건물 불법 증·개축 문제는 현재까지 없었다"며 "이번 사고는 보일러 자체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펜션은 올해 7월 24일 신고됐기 때문에 하반기인 내년 2월 25일까지 점검 대상이다"며 "정부는 이번에 검사 기간을 한 달 당겨서 전수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 "과거에는 주로 위생 등을 검사했고 난방은 건축과 관련된 부분이어서 점검 항목에 없었다"며 "앞으로는 포함해야겠다고 참석한 농식품부 관계자가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펜션은 농어촌 민박이기 때문에 통상 위생 등 숙박업소 일반에 대한 것만 점검한다"며 "농어촌 민박의 보일러 부분은 점검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차 현장 감식을 통해 1.5m 높이 가스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으로 시행한 보일러 시험 가동에서 보일러 몸체와 배기구인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어긋난 사이로 다량의 연기가 새나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내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과 캐나다 등 일부 선진국은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누리꾼 등은 보일러와 연통의 연결이 비정상적인데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와 함께 1만∼2만원 안팎의 가격에 구매가 가능한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했더라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강원도 등에 따르면 도내 농어촌 민박은 5천739개로 대부분 영업신고 시 민박업으로 등록하고 펜션으로 운영한다.
정부합동부패예방감시단 전수 조사 당시 도내 민박에서는 813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이는 1천225건의 위반사항이 발견된 경남에 이어 전국 두 번째 규모다.
유형별로는 전체면적 초과 374건으로 가장 많았고, 실거주 위반 173건, 미신고 숙박영업 172건, 무단용도변경 94건 순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는 농어촌 민박 불법행위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민박신고·운영·점검사항에 관한 전산시스템 구축을 올 연말까지 완료하고, 농어촌 민박을 확인할 수 있는 로고 표시를 의무화하기 위해 농어촌정비법을 개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현장조사를 통해 시설 운영상황과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위법행위가 있을 경우 필요한 조처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사고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희생자들 명복을 빌고, 부상자들 치료 잘 할 수 있도록 잘 도와달라"며 "농어촌 민박에 대해 전국적으로 전수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