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60% "내년 경기 올해보다 나빠질 것"
국내 제조업체 10곳 중 6곳은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0곳 중 4곳은 올해 매출이 연초에 세운 목표에 비해 부진할 것으로 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발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설문 응답 기업 176개사 가운데 51.1%가 내년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4.3%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본 기업은 4.6%에 그쳤다.

응답 기업 중 제조업체 전망은 더 부정적이었다. 59.8%가 올해보다 내년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2.3%에 불과했다.

올해 초 세운 목표 대비 매출 달성률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 기업의 53.4%가 계획과 비슷하다고 했다. 목표에 비해 부진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34.7%, 목표를 초과할 것이라고 답변한 기업은 11.9%였다. 제조업체 중에는 40.2%가 목표 대비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경연이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78곳의 올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46.4%가 매출이 줄었고, 59.5%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경영상 겪은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는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 부진’이라는 응답이 53.4%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위축(20.5%), 근로시간 단축(주 52시간 근로제)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14.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 활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내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30.2%)를 가장 많이 꼽았다. 노동유연성 확대 및 임금 안정화(26.1%)와 환율·금리 안정화(21.6%)가 뒤를 이었다. 제조업체들은 노동유연성 확대 및 임금 안정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최근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 경직성을 초래하는 정책들 탓에 기업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내년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내년에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경영 전략으로는 기존 사업 및 신사업 투자 확대(28.4%)를 선택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기업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내년 투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 활력을 제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