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지난 14일 서울 세종대에서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이들의 진로 컨설팅을 위해 ‘개발협력 커리어 데이’를 열었다. 국제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교부의 국제기구초급전문가과정(JPO)을 비롯한 각종 인턴십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KOICA 제공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지난 14일 서울 세종대에서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이들의 진로 컨설팅을 위해 ‘개발협력 커리어 데이’를 열었다. 국제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교부의 국제기구초급전문가과정(JPO)을 비롯한 각종 인턴십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KOICA 제공
벤처기업 KOA의 유동주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세종대에서 열린 ‘2018 KOICA 개발협력 커리어 컨설팅 데이’에 강사로 나와 “KOICA 봉사단의 경험이 창업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유엔과 현대자동차 등을 거쳐 소셜벤처를 창업하게 된 10년간의 이야기를 참석자들에게 들려줬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이날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컨설팅해주는 행사를 처음 열었다.

국제기구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이 잇따르고 있다. 외교통상부 프로그램으로는 국제기구초급전문가(JPO), UNV청년봉사단, 국제기구 인턴십 등이 있다. 환경부의 국제환경전문가양성과정도 인기다. KOICA는 개발협력 분야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경력사다리 제도를 운영 중이다. 매년 6월과 11월 국제기구 인사담당자를 초청하는 ‘국제기구 채용설명회’도 열고 있다. 외교부 인사센터는 매월 국제기구 채용 일정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다.

외교부 JPO, 국제기구 입사 ‘지름길’

외교부는 1996년부터 올해까지 20여 년간 169명의 JPO를 배출했다. 올해는 17명을 선발했다. JPO 선발은 2016년까지 외교부가 주관했으나 지난해부터는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국제기구에 선발권을 이양했다. 선발공고는 매년 10월 중순께 국제기구 인사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선발 절차는 서류심사와 화상인터뷰, 국제기구의 인터뷰 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일부 국제기구는 필기시험을 본다. JPO 지원 자격은 국내외 대학 학사학위 이상을 취득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만 32세 이하만 가능하다. 4년제 대학졸업자면 지원할 수 있지만, 상당수 국제기구는 석사 이상 학위와 관련 분야 2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JPO 합격자 대부분도 석사 이상 학위자다. 최대 2개 국제기구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파견 기간은 1년이 원칙이며 근무성적을 기초로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 UNV청년봉사단은 유엔의 교육, 개발, 인도주의,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1년간 봉사단원으로 근무하는 프로그램이다. 에티오피아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엔아동기금(UNICEF)에서 근무할 청년인턴을 내년 1월1일까지 모집 중이다. 만 23~29세면 지원 가능하다. 이 밖에 ‘중남미 지역기구 인턴 파견 프로그램’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근무 인턴 프로그램’ 등이 있다. 권기환 외교부 국제기구 국장은 “우리 청년들이 더 많이 국제기구에 진출할 수 있도록 JPO 파견 등을 꾸준히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 상반기 농식품 분야 국제기구와 해외 기업·연구소에 파견할 청년 인턴을 오는 31일까지 모집한다. 파견 대상 기관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OECD,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 네덜란드 와게닝겐연구소 등이다. 농식품부는 3개월 동안의 해외 체재비와 왕복 항공료, 비자·보험료 등을 지원한다. 환경부는 매년 5월 국제환경전문가양성과정을 개설한다. 2009년부터 467명이 이 과정을 수료했다. 이 가운데 244명이 UNEP,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등 환경 관련 국제기구에 파견됐다. 올해는 55명을 선발해 4주에 걸쳐 100시간 동안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환경통상 등 국내외 환경정책과 국제기구 근무에 필요한 각종 실무 교육을 했다.

KOICA 청년인턴·봉사단 인기

KOICA의 경력사다리는 글로벌 개발협력 인재를 발굴·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경험과 경력을 쌓은 인재들이 국제기구를 비롯한 비정부기구(NGO), 민간기업 등 개발협력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경력사다리를 통한 취업자는 2000명에 육박했다.

경력사다리는 ‘KOICA 청년인턴·봉사단→월드프렌즈 코디네이터·개발협력 코디·다자협력 전문가(KMCO)→국제기구, NGO, 민간기업 취업’ 등 3단계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올해 모두 535명이 취업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국제개발협력 분야 취업자는 절반인 270명에 달한다. KOICA는 올해 개발협력 코디 48명을 신규 파견한다.

올 하반기 KOICA 공채 신입직원 합격자 37명 가운데 86%(32명)가 KOICA 경력사다리 출신이다. KOICA는 봉사단원·청년인턴 출신이 공채 지원 시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에 10% 가산점을 주고 있다. 이미경 KOICA 이사장은 “개발협력 전문가로 성장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경력사다리를 운영 중”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인재들이 세계 각국에서 기량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