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명저] "정치인, 善한 동기 아닌 결과에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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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다시 읽는 명저] "정치인, 善한 동기 아닌 결과에 책임져야"](https://img.hankyung.com/photo/201812/AA.18523802.1.jpg)
독일 정치·사회학자 막스 베버(1864~1920)의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그가 뮌헨대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했던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정치를 직업 또는 소명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자질과 덕목에 대해 설명했다.
"책임의식 없는 열정, 낭만주의일 뿐"
![[다시 읽는 명저] "정치인, 善한 동기 아닌 결과에 책임져야"](https://img.hankyung.com/photo/201812/AA.18523835.1.jpg)
균형적 판단이란 ‘내적 집중과 평정 속에서 현실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열정과 책임감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자질이다. 베버는 “정치인이 대의에 헌신하지 않고 허영심과 자아도취에 빠져 책임의식과 균형감각을 상실했을 때 정치 타락이 발생한다”고 설파했다.
소명의식을 가진 직업 정치인이 갖춰야 할 자격은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정치와 윤리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의 의미를 “국가들 사이에서든, 집단들 사이에서든 권력에 참여하려는 노력 또는 권력 배분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했다. 국가에 대해선 ‘물리적 강제력’의 독점 주체로 규정했다. 그는 “이런 물리적 강제력의 사용권을 위임받은 정치 지도자는 모든 폭력성에 잠복해 있는 악마적 힘들과 관계를 맺기 쉽기 때문에 정치적 행위가 가져오는 ‘의도되지 않은 나쁜 결과’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책임윤리는 행위로부터 예견되는 결과와 그에 따른 책임을 질 줄 아는 태도다.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한 대의·이념·가치도 중요하지만 이런 신념을 현실에서 실현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며,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게 진정한 정치인의 모습이다.”
"온갖 어려움 견뎌낼 의지도 갖춰야"
베버가 진정한 정치인의 자질로 꼽은 또 하나는 권력 의지다. “정치란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뚫는 작업이다. 온갖 어려움과 좌절을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의지를 갖춰야 한다. 어떤 난관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외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만이 정치에 대한 소명을 가지고 있다.”
홍영식 논설위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