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 3기 신도시, 스마트시티 선도해야
정부가 19일 수도권 3기 신도시 후보지 4곳(12만2000가구)을 확정했다. 신도시 개발 중단 조치 이후 5년여 만이다. 내년 하반기까지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과천, 인천 계양 등 4곳에 대한 신도시 지구 지정을 마치고, 2021년부터 주택 공급에 나선다. 서울시도 도심권에 1만9000여 가구 신규 공급 계획을 밝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에 힘을 보탰다. 최근 집값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선 상황이어서 3기 신도시 개발이 주택시장 안정세 지속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너무 급하게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기존 신도시도 ‘초고속 개발’이 이뤄진 탓에 적잖은 후유증을 유발했다. 수도권 1기 신도시 5곳(200만 가구)은 1989년부터 5년에 걸쳐 ‘급속 완공’했다. 2000년대 초반 계획됐던 2기 신도시 10곳도 일부 수요 부족 지역을 뺀 판교·운정·광교·동탄1 등은 비슷한 속도로 건설됐다.

'초고속 개발' 부작용 우려

신도시는 개발 과정에서 갈등과 난관이 있지만, 완공되면 집값 안정과 주택난 해소 등 직접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다양한 후광 효과도 생긴다. 두 차례 대규모 신도시를 조성했던 국내 공기업과 설계·건설업계는 ‘신도시 개발 내공’이 크게 향상됐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중동·동남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신도시 설계 용역 수주까지 따내고 있다. ‘신도시 설계 수출’의 길이 열린 것이다.

반면 치밀한 준비기간 없이 ‘급속 개발’한 탓에 문제점도 많이 노출됐다. 자족 기능 부족에 따른 베드타운 전락, 교통 인프라 미흡으로 인한 교통난 심화 등이 대표적이다. 획일화된 주거·건축·도시계획, 간판·광고판 난립 등 후진적 도시미관, 공공시설 부족 등도 문제로 불거졌다. 부실한 주택 수요 예측으로 개발 자체에 차질이 생긴 곳도 있다. 이 같은 낭패는 중국 일본 등에서 적잖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해 개발 계획을 내놨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 신도시 입지 자체를 GTX 등 광역교통망 축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기존 신도시보다 광역교통개선부담금을 2배 이상 투입하고, 입주 시 교통대책도 2년 빨리 수립하기로 했다. 자족 기능도 대폭 확대했다. 지식산업센터 등을 지을 수 있는 도시지원시설 용지를 1·2기 신도시보다 2배 이상 늘려,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들 보완대책의 실효성 여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정보화시대 요소 반영 필수

이들 대책 못지않게 중요한 조건이 있다. ‘스마트시티 콘셉트’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도로, 사물인터넷(IoT), 3D(3차원) 프린팅 등 이 융복합된 인프라를 수용한 도시개념이다. 3기 신도시는 주거·상업·교통·공공시설 등 도시공간에 첨단 신기술과의 융합 환경이 반영돼야 한다. 개별 기술들을 구체적으로 수용하기보다 이들 환경을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형 도시설계’를 고민해야 한다. 예컨대 도로와 공용주차장 배치에서 자율주행차 운행 여건을 미리 반영해 두는 것이다.

3기 신도시가 완공될 무렵에는 현재와는 매우 다른 도시환경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선제적으로 감안하지 않으면 완공과 동시에 신도시 빛이 퇴색할 수 있다. 3기 신도시에서는 공공주택 공급·배분 못지않게 ‘임대주택 관리 시스템’의 반영도 필요하다. 설계 단계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공공주택 관리체계가 앞으로 중대한 국가적 과제로 부상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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