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부담에 '숨 고르기' 관측도…靑 고발 계기로 수사 속도 낼 듯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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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특별감찰반 시절 입수한 첩보내용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등 거침없는 폭로전에 나선 김태우 수사관의 신병처리를 두고 검찰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20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수사관을 감찰 중인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조사를 마무리하고 감찰결과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당초 김 수사관의 폭로가 연일 이어지면서 검찰이 곧바로 공식 수사전환을 통해 김 수사관의 신병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예상과 달리 숨 고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김 수사관은 현재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으면서 특정 언론들과 접촉해 자신에 대한 감찰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가 감찰과 상관없는 특감반 시절 입수한 첩보내용을 일반에 공개하는 식의 폭로를 이어가자, 검찰이 김 수사관의 신병을 발 빠르게 확보할 것이라는 예상을 낳았다.

첩보 수준의 의혹이 여과 없이 공개돼 당사자에게 큰 피해를 주고, 소모적 논란을 부추기는 일이 계속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직기강 확립에 주력해야 할 특감반이 향후 제역할을 못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졌다.

김 수사관에 대한 감찰 단계에서부터 검찰이 발 빠른 구속 수사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그러나 검찰은 김 수사관의 신병확보 문제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다.

감찰이 마무리되기 전에는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하지 않을 분위기다.

감찰이 종결되지도 않았는데 서둘러 수사전환에 나설 경우 야당이 "김 수사관의 입을 막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벌인다"며 정치 공세에 나설 가능성을 검찰이 고려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이 아닌 청와대에서 발생한 비위 의혹을 서둘려 규명하려다 검찰만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청와대가 전날 김 수사관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만큼 수사전환을 마냥 늦출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여러 요인 때문에 감찰이 마무리된 후에야 수사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며 "올해 안에 감찰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조사 중이며 수사로 공식 전환하기 전까지는 김 수사관에 대한 신병확보는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