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이 거리 두는 미얀마서 中·日 영향력 확대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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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770㎞ 송유관 따라 '남북' 경제회랑…日 '동서축' 2개 경제회랑 속도
로힝야족 학살 문제로 서방 국가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한 미얀마에서 중국과 일본이 영향력 확대를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믈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인도양에서 석유를 끌어올 수 있는 770㎞의 송유관을 뚫은 중국은 미얀마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송유관을 따라 도로·철도 건설과 경제특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남아와 인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미얀마에서 중국과 맞서는 일본도 미얀마의 첫 경제특구인 틸라와 개발과 동남아를 동서로 잇는 경제회랑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인터넷 매체 이라와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중국-미얀마 경제회랑'(CMEC)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최고 경제기구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급 관리를 미얀마에 파견했다.
중국 대표단은 실권자 아웅산 수치를 만나 CMEC 프로젝트 추진 문제를 논의하고, 수치를 필두로 18명의 장관과 5명의 주지사가 참여하는 '일대일로 추진위원회'도 접촉했다.
중국 대표단의 방문은 양국이 인도양과 중국 쿤밍을 연결하는 송유관의 출발점인 서부 라카인주 차우크퓨 항구 개발 프로젝트 재개에 합의한 직후 이뤄졌다. 당시 접촉을 통해 중국 측은 미얀마 정부에 CMEC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얀마 경제장관 회의에서 공개된 CMEC 프로젝트에는 최대도시인 양곤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제2의 도시 만달레이와 샨주, 남쪽으로는 라카인주를 도로와 철도로 잇고 곳곳에 산업단지를 건립하는 방안이 담겼다.
중국 측은 인프라와 물류 등 모두 총 40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 양국은 이 가운데 9개 프로젝트 추진에 합의했다.
미얀마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중국의 개발 프로젝트 추진에 맞서 일본은 미얀마 동서축을 잇는 개발 프로젝트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일본은 지난 10월 태국,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메콩강 유역 5개국 정상들과 회의에서 경제협력 방안을 담은 '도쿄전략 2018'을 발표했다.
도쿄전략 속에 녹아 있는 일본의 동남아 개발 계획은 크게 2개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베트남 중부 꽝찌성의 동하를 출발,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의 틸라와 경제특구까지 연결하는 '동서 경제회랑'이다. 또 다른 하나는 베트남 남부 호찌민을 출발해 캄보디아와 태국, 미얀마 남동부 다웨이항으로 이어지는 '남부 경제회랑'이다.
특히 태국 방콕과 미얀마 양곤을 연결하는 경제회랑은 동남아시아를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본 경제의 영향력을 미얀마까지 확대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로힝야족 사태를 계기로 서방의 거센 비판과 압박에 직면한 실권자 수치도 '메콩-일본 협력'으로 추진되는 10개 미얀마-일본 양자 프로젝트, 100여개의 다국적 프로젝트가 미얀마에 큰 이득이 될 것이라며 반겼다.
일본은 이미 2016년 양곤을 비롯한 도심개발 등을 위해 8천억엔(약 8조380억원)의 공공 및 민간분야 지원을 약속했다.
양곤과 만달레이를 잇는 철도 현대화에 2천600억엔(약 2조6천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며,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를 통해 만달레이 항구개발에 60억엔(약 602억원)을 투입한다. 또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 전략'에 따라 미얀마 중부 바고 인근의 한타와디 국제공항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15억 달러(약 1조7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공항 건설을 시작하기로 합의했으며,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개발 프로젝트를 고려할 때 일본이 미얀마에서 중국의 경제 및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로힝야족 학살을 계기로 미얀마에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일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얀마 전문가인 베틸 린트너는 "미얀마가 빠른 속도로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게임의 장이 된 만큼 아주 세련된 외교 기술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는 일본의 파워 게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엄청난 부채가 뒤따르는 차관 형태의 중국 지원보다는 일본의 지원이 덜 위험하지만, 일본의 지원을 수용할 경우 중국의 거센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믈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인도양에서 석유를 끌어올 수 있는 770㎞의 송유관을 뚫은 중국은 미얀마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송유관을 따라 도로·철도 건설과 경제특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남아와 인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미얀마에서 중국과 맞서는 일본도 미얀마의 첫 경제특구인 틸라와 개발과 동남아를 동서로 잇는 경제회랑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인터넷 매체 이라와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중국-미얀마 경제회랑'(CMEC)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최고 경제기구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급 관리를 미얀마에 파견했다.
중국 대표단은 실권자 아웅산 수치를 만나 CMEC 프로젝트 추진 문제를 논의하고, 수치를 필두로 18명의 장관과 5명의 주지사가 참여하는 '일대일로 추진위원회'도 접촉했다.
중국 대표단의 방문은 양국이 인도양과 중국 쿤밍을 연결하는 송유관의 출발점인 서부 라카인주 차우크퓨 항구 개발 프로젝트 재개에 합의한 직후 이뤄졌다. 당시 접촉을 통해 중국 측은 미얀마 정부에 CMEC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얀마 경제장관 회의에서 공개된 CMEC 프로젝트에는 최대도시인 양곤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제2의 도시 만달레이와 샨주, 남쪽으로는 라카인주를 도로와 철도로 잇고 곳곳에 산업단지를 건립하는 방안이 담겼다.
중국 측은 인프라와 물류 등 모두 총 40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 양국은 이 가운데 9개 프로젝트 추진에 합의했다.
미얀마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중국의 개발 프로젝트 추진에 맞서 일본은 미얀마 동서축을 잇는 개발 프로젝트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일본은 지난 10월 태국,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메콩강 유역 5개국 정상들과 회의에서 경제협력 방안을 담은 '도쿄전략 2018'을 발표했다.
도쿄전략 속에 녹아 있는 일본의 동남아 개발 계획은 크게 2개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베트남 중부 꽝찌성의 동하를 출발,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의 틸라와 경제특구까지 연결하는 '동서 경제회랑'이다. 또 다른 하나는 베트남 남부 호찌민을 출발해 캄보디아와 태국, 미얀마 남동부 다웨이항으로 이어지는 '남부 경제회랑'이다.
특히 태국 방콕과 미얀마 양곤을 연결하는 경제회랑은 동남아시아를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본 경제의 영향력을 미얀마까지 확대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로힝야족 사태를 계기로 서방의 거센 비판과 압박에 직면한 실권자 수치도 '메콩-일본 협력'으로 추진되는 10개 미얀마-일본 양자 프로젝트, 100여개의 다국적 프로젝트가 미얀마에 큰 이득이 될 것이라며 반겼다.
일본은 이미 2016년 양곤을 비롯한 도심개발 등을 위해 8천억엔(약 8조380억원)의 공공 및 민간분야 지원을 약속했다.
양곤과 만달레이를 잇는 철도 현대화에 2천600억엔(약 2조6천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며,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를 통해 만달레이 항구개발에 60억엔(약 602억원)을 투입한다. 또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 전략'에 따라 미얀마 중부 바고 인근의 한타와디 국제공항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15억 달러(약 1조7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공항 건설을 시작하기로 합의했으며,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개발 프로젝트를 고려할 때 일본이 미얀마에서 중국의 경제 및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로힝야족 학살을 계기로 미얀마에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일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얀마 전문가인 베틸 린트너는 "미얀마가 빠른 속도로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게임의 장이 된 만큼 아주 세련된 외교 기술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는 일본의 파워 게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엄청난 부채가 뒤따르는 차관 형태의 중국 지원보다는 일본의 지원이 덜 위험하지만, 일본의 지원을 수용할 경우 중국의 거센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