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임금체불 행정 혁신 추진…지급 절차 간소화 검토
임금 떼인 노동자에 주는 소액체당금 급증…경기악화 반영
기업 도산으로 임금을 떼인 노동자의 생계 보장을 위해 정부가 지급하는 소액체당금이 올해 들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소액체당금 지급액은 1천691억원으로, 작년 한 해(1천397억원)보다 21.0% 증가했다.

체당금은 사업장 도산으로 임금을 못 받은 노동자에게 국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돈이다.

국가는 체당금을 지급하고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업주에 구상(求像)하는 방식으로 돌려받는다.

이 중 소액체당금은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노동자에 대해서는 사업장 도산 여부 확인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400만원 한도 내에서 지급하는 돈이다.

소액체당금 지급 대상 노동자는 올해 1∼11월 5만8천명으로, 작년 한 해(5만5천명)보다 5.5% 늘었다.

사업장 도산으로 임금을 못 받아 소액체당금을 받는 노동자가 증가한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경기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동부는 임금체불 피해를 본 노동자의 생계를 보다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임금체불 행정을 혁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소액체당금은 노동자의 체불 신고부터 체당금 지급까지 7개월 정도 걸리는 데다 노동자가 체당금을 받으려면 지방노동관서를 포함한 3개 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등 불편이 작지 않은 것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

소액체당금 지급 요건인 법원 확정판결을 받는 데도 보통 4∼5개월 걸리기 때문에 체당금 지급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법원 확정판결 대신 근로감독관의 체불 사실 확인만 이뤄지면 소액체당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지적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갑 장관은 이날 오후 근로복지공단 서울지역본부를 방문해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 8명과 간담회를 열고 임금체불 행정 혁신을 위한 의견을 수렴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체당금 지급 절차를 더 간소화하고 노동자 생계 보장을 위해 체당금 지원 한도도 높여달라고 건의했다.

노동자 A(29) 씨는 "간호사로 근무한 병원의 경영난으로 체불 임금이 3천만원을 넘었으나 소액체당금 400만원을 받아 결혼 준비에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장관은 "이른 시일 내 임금체불 행정 혁신 방안을 마련해 근로자가 일한 대가를 제때 받아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포용적 노동시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임금 떼인 노동자에 주는 소액체당금 급증…경기악화 반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