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술 마시는 여자 … 박경희 지음
"홀로 술잔을 비우다 마음을 비웁니다.
서운한 마음 미운 마음 서로운 마음 분한 마음
서글픈 마음 헛헛한 마음 훌훌 마십니다.
<중략>
뼈를 깎고 살을 베어 줘도 아까워하지 않는
부모님 마음 닮고 싶어
오늘도 빈 잔에 오로지 사랑만 채웁니다.”
신간 <혼자 술 마시는 여자>(박경희 지음 · 올림 발행)는 '잔을 비우다’로 글을 시작한다. 저자는 “혼술은 정말 좋은데, 술은 잘 들어가는데, 마음까지 따뜻해지는데, 여자 혼자면 어때?”라며 ‘혼술’ 예찬론을 펼친다.
혼술은 2019년 새해를 앞두고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시대적 흐름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혼자 술을 마시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여성 혼자는 흔치 않은 풍경이었다. ‘혼술’을 이해하면, 한국 사회의 깊은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올해 50세에 접어든 저자 박경희 씨는 자칭 ‘술꾼’이다. 중학교 때 술을 마시다가 징계를 받을 뻔했으니 경력이 짧지 않다. 그녀는 아버지한테 술을 배웠고, 술이 인연이 되어 결혼했다고 털어놓는다.
저자는 “때로는 독작(獨酌)하며 자기 잔에 술을 채우지만 나는 켤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가족과 이웃, 사물과 세사물과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절절히 느낀다”고 고백한다. 내 설움과 우울과 분노는 풀어버리고 사랑하는 마음, 고마운 마음을 술잔 가득 채워 마시는 ‘혼술’은 팍팍한 오늘 날,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저자 박경희 씨는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YWCA연합회 홍보출판팀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객원연구원을 맡고 있다. 분노조절 · 마음치유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최인한 한경닷컴 이사(일본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