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파업/사진=최혁 기자
택시 파업/사진=최혁 기자
"카풀 반대"를 외치며 택시 운전기사들의 파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20일 오후 2시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의사당대로에서 '제3차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5만 여명의 택시 운전기사들이 동참했다. 서울 뿐 아니라 부산, 대전, 천안 등 지방에서도 '택시 파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택시 파업'을 외치며 업계가 반발하는 건 카카오가 시행을 예고한 카풀 서비스다. 같은 방향의 사람들끼리 모여서 갈 수 있는 카풀 중계 서비스를 진행하려 하자 택시 업계는 "생존권 위협"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택시들이 파업을 한다고 차를 도로에 대면서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동정 여론을 모아도 부족할 판에 시민들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하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대전에서는 서울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올라가는 과정에서 대전IC 인근 차로를 택시가 막아 서면서 극심한 교통 정체가 일어났다. 또한 집회가 진행된 몇몇 장소에서 택시들이 불법주정차를 해 주변 도로 운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 SNS를 통해 공유돼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해당 기사와 게시물에는 "교통 방해죄로 다 집어넣어야 하는 거 아닌가? (scwi****)" "생계가 달린 문제이므로 어느정도 이해는 하지만. 정도를 벗어나면 욕을 먹는다. 그렇지 않아도 택시운전사들 불친절하고 승차거부로 욕많이 먹는데 (cjsw****)", "시위도 시민들 피해 안 주는 건 지지하는데, 저건 뭐 막무가네다 (shms****)" 등의 댓글이 달려 있다.

또 "카풀을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이전까지 여성 승객들에게 성희롱성 발언하고, 현금 요구하고, 차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도 관리하지 않았던 택시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나온 게 쉽게 공감가진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다.
택시 파업/사진=최혁 기자
택시 파업/사진=최혁 기자
카풀 업체들은 이런 상황에서 발빠르게 무료, 할인 쿠폰을 뿌리면서 택시에 반감을 보이는 민심 잡기에 나섰다. 택시 파업으로 발생하는 교통공백을 메우며 시장에 친 카풀 분위기를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업계가 파업을 시작하는 이날 0시부터 ‘카카오T 카풀’ 무료 이용 행사를 실시했다. 1인 1회 한정 최대 3만원까지 카풀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한 것이다. 행사 기간은 오는 31일 자정까지다. 운전자 회원인 카풀 크루를 대상으로도 이날 하루에 한해 현금 1만원에 달하는 포인트를 지급한다.

풀러스도 20~21일 정오까지는 카풀 서비스를 무료로, 이후 내년 1월31일까지는 거리·시간에 상관없이 2000원만 내면 이용할 수 있는 '풀러스투게더 카풀나눔 이벤트'를 실시한다.

차량공유업체 쏘카 역시 이벤트 공세를 펼친다. 이날부터 21일 오전 9시(반납 기준)까지 경형 차량을 1만원에 최대 33시간까지 빌릴 수 있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준중형 차량은 2만원, 중형 차량은 3만원에 대여할 수 있다. 제주공항을 제외한 3700여개 전(全) 쏘카존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일부 차종을 제외한 모든 차량에 적용된다.

그렇지만 기업들이 택시 영역까지 침범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몇몇 시민은 "카풀 업체들이 이때다 싶어 쿠폰 뿌리는 거 우습다", "사납금이니 뭐니 여전히 택시 기사들 등쳐먹는 택시 회사들이 있고, 그들과 카카오의 싸움에서 기사들만 등터지고 있다" 등의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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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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