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협의회 등 4개 경제단체가 표준감사시간제에 대해 감사보수 상승으로 활용되선 안 된다며 20일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한국공인회계사회의 표준감사시간 제정 추진에 대해 공동 입장문을 내고 "비현실적 표준감사시간을 만들어 무리한 감사보수 상승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국공인회계사회(이하 한공회)는 회계품질을 높이기 위해 감사투입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준감사시간제는 기업에 일정 시간 이상을 외부감사에 투입해야 한다는 최저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한공회는 이날 제정안 초안을 통해 "그룹별로 차이는 있지만, 표준감사시간 도입으로 감사시간이 현재보다 대략 50%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경제단체는 기업의 요구사항에 대한 설명과 대안이 먼저 마련돼야 표준감사시간 제정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보다 2배가 넘는 표준감사시간이 도입될 시 기업 부담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들 경제단체는 "2017년 우리나라 전체 회계법인 감사매출 총액은 9688억원으로, 이를 3만3000개 외감대상기업 전체에 적용하면 회계법인 매출 규모는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기업 실무에 미칠 영향도 막대한 만큼 최소한 2~3년 시범적용 기간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감사투입시간에 대한 사전·사후 확인절차와 조정제도도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표준감사시간의 산정근거에 대한 세부적인 자료 및 투입시간 관련 감사인력 변동사유 등 사후확인을 위한 상세자료가 기업에 전달되도록 규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제단체는 소규모 비상장기업엔 적용을 예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주 등 이해 관계자 수가 극히 적은 만큼 기업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경제단체는 "기업들은 표준감사시간제도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등과 함께 회계개혁 내용으로 조화롭게 설계 및 시행되길 바란다"며 "적어도 2~3년을 경험과 자료를 구축하는 시기로 운영하면서 표준감사시간제도를 설계하면 좀 더 성공적인 제도가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공회는 1월11일 표준감사시간 제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