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요격시스템도 '일본 방위 아닌 미국 전략핵의 일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일부를 일본에 돌려줄 경우 미군기지 설치 가능성에 대해 "일본에 결정권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미군기지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달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약속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셈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1일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미군기지 문제에 대해 "일본이 결정할 수 있을지, 일본이 이 문제에 어느 정도나 주권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푸틴 "日에 미군기지 결정권 있나?"…영토반환시 미군 주둔 우려
푸틴 대통령은 북방영토 협상과 미일안보조약에 관한 교도(共同)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같이 지적하고 "이런 상황은 정상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키나와(沖繩) 후텐마(普天間)기지 이전 문제를 거론하며 "지사와 현지 주민이 미군기지 강화에 반대하는데도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주민들이 철수를 요구하는데도 미군기지는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NHK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일본이 러시아와의 북방영토 협상에서 미국의 뜻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영토를 반환할 경우 미군이 주둔할 가능성에 대한 강한 우려를 재차 표명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평화조약을 체결한 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일본 측의 확실한 답이 없으면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없으며 최종적인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이 미국에서 도입할 계획인 육상배치형 미사일요격시스템 '이지스어쇼어'도 일본을 방어하기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미국 전략핵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