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연구개발과 인재육성의 토대가 된 클러스터 활동에 있다.“

전정우 디지털존 대표가 서울 클러스터 어워드 수상을 위해 서울산업진흥원을 찾은 자리에서 꺼낸 말이다.

디지털존은 국내 전자문서 발급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기업이다. 최근 5년간 누적 수출액 4,500만 달러를 달성한 TV 시연용 영상 제너레이터 사업과 대학, 병원 시장 60%를 점유하는 전자증명발급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글로벌 60개국에 수출 사업부를 두고 있는 영상 사업부는 2010~2012년까지 디지털 TV 확산 시기에 맞추어 호시기를 구가했다. 영업이익은 연 20억 원을 상회 했고 영업이익률은 40%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도부터 상황은 급격히 악화되었다. 디지털 TV보다 스마트폰의 영상 수요가 증가했고, TV 제작사가 홍보비를 줄였다. TV 시연 사업을 하는 디지털존에게는 큰 악재였다. 이후 3년간 약 8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힘든 시기였고 구조조정에 매출과 영업이익은 당연히 급감했다.“며 ”사업이 잘되자 그대로 유지를 하자는 식으로 안일하게만 생각했다. 빨라지는 글로벌 트렌드 변화를 예측 못해 그대로 위기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연구개발과 인재육성의 중요성에 대해 깊게 인식했다. 디지털존이 속해있는 DMC 클러스터(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G밸리 클러스터(구로구, 금천구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산·학·연 관계자들로부터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사업 시작 전 충분한 학습을 통해 간접 경험과 대응이 가능케 했다.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의 성장을 예상해 TV 시연 사업을 음향 시연으로 바꿨고 이 전략이 적중한 것도 지속적인 클러스터를 통해서 얻은 소득이었다.
전자문서 발급 업계 1위 디지털존 ”클러스터를 통해 위기 극복“
이에 디지털존은 클러스터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 12일 ‘2018년 서울 클러스터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았다.

서울 클러스터 어워드는 서울산업진흥원이 우수한 경영성과와 서울지역 클러스터 활성화에 기여한 우수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추진한 시상식이다.

전 대표는 ”중소기업에서 현실적으로 기획, 마케팅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기 상당히 힘들다. 그러나 서울산업진흥원이 클러스터에 속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에 필요한 수요조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이를 통해 인력활용, 마케팅 등을 지원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면서

“기업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서를 충실히 이행하기만 하면 최신 트렌드를 따라갈 수가 있다. 다른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들도 공공기관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협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클러스터 산학연구회 같은 공공기관 지원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연구개발에 목말라 하는 기업 경영자들에게 디지털존의 성공 사례와 접근 방법에 대해 지식 공유를 목표로 모임을 진행 하겠다. 이런 네트워킹을 통해 중소기업들끼리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경규민 한경닷컴 기자 gyu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