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온 추락, 납품업체 실수로 결론…KAI 수출 부담 덜어

KAI "조사결과 겸허히 수용…철저한 품질관리로 사고재발 막겠다"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 원인이 프랑스 업체가 공급한 부품 결함으로 결론 나면서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숨을 덜게 됐다.

마린온 설계나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을 경우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우리 군에 대한 납품은 물론 수출까지 어려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린온 추락사고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는 지난 7월 17일 발생한 마린온 추락사고 원인이 프랑스 제조업체가 만든 '로터마스터'라는 부품의 결함이라고 21일 발표했다.

로터마스터는 엔진에서 동력을 받아 헬기 프로펠러를 돌게 하는 중심축인데 이를 제조한 프랑스의 오베르듀발사가 열처리를 제대로 안 해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베르듀발사도 제조 공정상 오류를 인정했다고 조사위는 설명했다.

KAI는 오베르듀발사가 만든 로터마스터를 프랑스 에어버스로부터 공급받았다.

KAI는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가 나온 만큼 앞으로 에어버스, 오베르듀발사와 사고 책임과 보상 문제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KAI 내부적으로는 조사결과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KAI가 아닌 프랑스 납품업체의 잘못으로 결론이 난데다 해결이 복잡한 설계나 구조상의 문제가 아니라 부품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이다.

추락사고가 KAI의 헬기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어느 정도 씻게 됐다.

마린온은 KAI가 동남아와 중남미 등에 수출을 추진하는 수리온의 파생모델이다.

KAI는 이날 조사결과에 대해 보도자료에서 "조사위의 최종 발표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철저한 품질관리로 사고 재발을 방지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KAI는 "순직한 장병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 장병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며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함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마린온 2호기는 지난 7월 17일 포항공항에서 정비를 마치고 정비상태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비행 중 추락해 헬기에 탑승했던 해병대 장병 5명이 순직했다.

KAI는 "사고 이후 KAI와 협력업체는 항공기 품질 향상을 위해 무결점 품질 운동을 선포하고, 비행 안전 품목에 대한 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등 항공기 품질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우리 군과 국민이 신뢰 할 수 있는 항공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