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담배로 42조원 대박 터뜨린 사나이들
전자담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줄 랩스 창업자들이 설립 3년 만에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말보로 담배로 유명한 필립모리스의 모회사 알트리아그룹이 이 회사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기업 가치가 높아진 덕분이다. 줄 랩스의 기업 가치는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등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스타트업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알트리아가 줄 랩스 지분 35%를 128억달러(약 14조5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줄 랩스의 기업 가치는 380억달러(약 42조7000억원)로 평가됐다. 이 회사가 올여름 투자 유치에 나섰을 때의 평가액 160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에어비앤비 등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은 물론 포드 델타항공 등 웬만한 뉴욕증시 상장사보다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줄' 담배로 42조원 대박 터뜨린 사나이들
회사 지분 5.6%씩을 소유하고 있던 줄 랩스의 공동창업자 애덤 보웬(사진 왼쪽)과 제임스 먼시스(오른쪽)의 지분가치는 각각 21억2800만달러(약 2조4000억원)가 됐다. 이들은 보유 지분을 3.6%씩만 남길 것으로 알려졌다. 알트리아와의 계약에는 줄 랩스 직원 1500명 전원에게 130만달러(약 14억600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알트리아는 급성장하고 있는 전자담배 시장을 선점할 목적으로 줄 랩스 지분을 인수했다. 줄 랩스의 전자담배 ‘줄’은 다양한 맛과 간편한 휴대성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미국 전자담배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