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협상목표 공개…車·농산물 넘어 FTA 준하는 포괄협정
연 78조원 적자해소 갈망…환율조항·협정명 두고 벌써 신경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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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무역협상에 나서는 미국이 무역장벽 철폐, 환율조작 금지, 만성적자 해소를 기치로 내걸었다.

로이터, 교도통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이르면 다음 달 20일 일본과의 무역협상을 개시한다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USTR은 미국산 상품이 무관세로 일본 시장에 진입하게 한다는 목표를 관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서 관세를 낮추거나 완전히 없애는 방향으로 협상을 추진할 방침이다.

자동차는 일본 자동차에 유리한 각종 규제와 같은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USTR은 아울러 미국에서의 자동차 생산과 관련 일자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협상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서는 "자동차·농업·서비스 등 미국의 핵심 수출 부문이 지난 수십년간 (일본 시장의) 고관세와 비관세 장벽에 노출됐으며 이는 일본과의 만성적인 무역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작년 일본과의 상품 무역에서 690억 달러(약 78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한 적자가 전체 75%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동차 무역에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지적하며 그간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무역적자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고율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USTR이 제시한 협상 목표에는 환율조작 방지를 확약받기 위한 협상 목표도 구체화했다.

미국은 일본이 자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위해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등 환율을 조작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측은 최근 7년간 외환 시장에 개입한 적이 없다면서 환율조작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미국은 일본과의 통상 협상 대상에 상품, 서비스, 투자, 노동, 환경, 지식재산권, 분쟁 해결 등 22개 항목을 대거 포함했다.

사실상 자유무역협정(FTA)에 준하는 포괄적 협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일본은 상품 분야에 국한된 양자 무역 협정을 희망하고 있어 시각차가 존재한다.

협정 명칭도 미국은 '미일무역협정'(US-Japan Trade Agreement·USJTA)으로 부르는 반면에 일본은 '물품무역협정'(TAG·Trade Agreement on Goods)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일본은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4번째로 미국과 많은 교역을 하는 국가다.

앞서 일본은 미국과 함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를 하나로 묶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다자주의를 기피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에 TPP 탈퇴를 선언하고 일본과의 양자협정을 꾸준히 밀어 붙여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