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없는 브렉시트 EU 경제에 악영향…아일랜드·네덜란드 피해클 것

한국은행은 미국 경제 성장세가 점차 둔화하겠지만 내년에 경기침체에 접어들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한은은 23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미국 경기가 사상 두번째로 긴 확장기를 보이고 있지만 1년 내 경기침체(리세션)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뉴욕 연준과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이 자체 모델로 계산한 결과는 10% 이내다.

중기적으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투자은행은 3년 내 가능성을 50% 아래로 보지만 일부는 2년 후부터는 확률이 6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은은 과거 미 경기침체를 초래한 요인을 점검한 결과 현재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은 "내년 미국 성장세 둔화…경기침체 가능성은 작아"
미국에서는 경기과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가 긴축정책을 펼치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하곤 했다.

과잉투자에 따른 불균형이나 유가 급등 등 외부충격도 촉발요인이 됐다.

한은은 지금 미국 고용시장이 다소 과열 양상이지만 임금상승 압력이 크지 않고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올라갈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즉, 경기침체로 이어질 정도로 급격한 통화 긴축이 나올 만큼 경기가 과열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부채는 증가속도가 다소 빠르지만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고 국제 유가는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분쟁은 성장세 둔화와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경기침체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라고 한은은 전했다.

정부 재정정책은 내년까지는 성장에 플러스 영향을 주고 이후에도 부정적 영향 정도가 크지는 않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등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한은은 '합의 없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시 영국은 물론 유럽연합(27개국)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봤다.

영란은행은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8%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EU는 GDP 감소폭이 1.5∼1.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일랜드,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 산업별로는 자동차, 농식료품, 화학제품에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으로 수출 비중이 높아서 단기간 내 대체 지역을 확보하기 어렵거나 영국 기업과 분업 의존도가 높아서다.
한은 "내년 미국 성장세 둔화…경기침체 가능성은 작아"
한은은 영국이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브렉시트 기본 정신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관세동맹 잔류안을 택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여야 의원들의 반대가 상당해 내년 1월 의회 비준이 이뤄질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인상 예상 시기가 당초 내년 9월에서 2020년 1분기로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한은은 전했다.

유로 지역 성장세 둔화와 예상보다 낮은 물가 상승세 등이 배경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