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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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대출금리 인하 등 ‘돈 풀기’에 나서면서 중국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올해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돈 죄기’에 나선 미국과 정반대 움직임이다. 중국의 내수 경기 부양은 미국과의 무역분쟁 장기화를 대비하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 증시에서도 내년 중국 내수 소비와 투자 증가로 수혜가 기대되는 중국 관련주가 꿈틀대고 있다.

면세·화장품·산업재 등 관심

돈 푸는 中…화장품·면세·태양광株 볕든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으로 투자가 늘어나면 롯데케미칼, 현대제철 등 산업재와 두산인프라코어 등 중장비, OCI 등 태양광 업체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관련주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태양광 패널 소재인 폴리실리콘 등을 생산하는 OCI와 한화케미칼이 각각 5.74%, 7.94% 올랐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인프라 투자 기대에 중국건축(건설), 산이(중장비) 등 중국 기업 주가가 먼저 뛰기 시작했다”며 “한국 기업도 비슷한 궤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면세·화장품 등 소비 관련주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롯데쇼핑, 호텔신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면세점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화장품주 등이 대표적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화장품, 유통 등은 중국인 소비에 따라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돈 푸는 中…화장품·면세·태양광株 볕든다
오랜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진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올해 실적 기준 18.0배에서 내년 14.8배로 떨어진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각각 36.9배에서 30.3배, 27.7배에서 24.7배로 낮아진다.

내수부양 ‘신호탄’ 해석

중국 관련주는 중국 정부 정책에 따라 등락을 거듭해 왔다. 단체관광객 허가, 따이궁(보따리상) 규제 등의 뉴스가 나올 때마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돈 푸는 中…화장품·면세·태양광株 볕든다
내년부터 중국은 수출 대신 내수에 ‘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린 날 중국은 오히려 대출금리를 내려 완화적 통화정책의 시작을 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지급준비율 인하, 민영기업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정책도 함께 발표했다. 내수 부양 정책의 신호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중국 정부는 부동산 거품 등을 우려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 소극적이었다”며 “하지만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 내수 부양밖에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내수 부양에 적극 나선다고 해도 2011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장세처럼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각종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또 미·중 무역분쟁 과정에서 변수가 많아 장기적으로 수혜가 지속될지도 불확실하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