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보루 美마저…글로벌 증시 '베어마켓' 공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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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거리는 세계 증시
美증시 3대 지수 이달들어 모조리 급락…대공항 이후 '최악'
나스닥, 연중 고점 대비 22% 떨어져…다우도 약세장 눈앞
美 긴축·셧다운까지 불안감 커지며 유럽·亞 증시 동반 급락
美증시 3대 지수 이달들어 모조리 급락…대공항 이후 '최악'
나스닥, 연중 고점 대비 22% 떨어져…다우도 약세장 눈앞
美 긴축·셧다운까지 불안감 커지며 유럽·亞 증시 동반 급락
세계 주식시장이 ‘블랙 디셈버(black December)’ 충격에 빠졌다. 다우와 S&P500, 나스닥 등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이달 들어 모조리 급락하고 있고,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동반 추락하고 있다. 연말 보너스와 크리스마스 소비 등에 힘입어 주가가 오른다는 ‘산타 랠리’는커녕 대공황 이후 최악의 12월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계속되는 긴축 정책과 한층 더 강화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이 투자 심리를 끝없이 끌어내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까지 발생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Fed 의장 해임을 검토했다는 보도까지 나와 불확실성을 꺼리는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강세장 끝’ 나스닥, 약세장 진입
지난 21일 뉴욕증시는 한마디로 초토화됐다. 다우지수(-1.81%), S&P500지수(-2.06%), 나스닥지수(-2.99%)가 일제히 급락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만 2600개가 넘었다. 아마존(-5.71%) 애플(-3.89%) 마이크로소프트(-3.23%) 등 대표주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8월29일 기록한 연중 최고점(8109.69)에 비해 21.9% 떨어지면서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주식시장에선 주가가 고점에 비해 20% 이상 떨어졌을 때를 약세장으로 부른다.
나스닥지수의 약세장 진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 지속된 강세장의 종료를 의미한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2009년 3월 저점을 찍은 뒤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적이 없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주일 동안 8.4% 떨어져 주간 기준으로 2008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도 약세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최고점과 비교해 다우지수는 16.3%, S&P500지수는 17.5%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만 다우지수는 12.1%, S&P500지수는 12.4% 급락했다. 12월 기준으로는 대공황기인 1931년 후 최악의 성적표다. 제이슨 드래호 UBS 자산배분 전략가는 “약세장에 대한 공포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주식을 사겠다는 투자자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둔화 우려에 ‘트럼프 리스크’까지
투자 심리는 Fed의 통화 긴축으로 내년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질 수 있다는 불안이 시장에 팽배하면서 취약해질 대로 취약해진 상태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황에서 백악관과 민주당의 정면충돌로 미 연방정부 셧다운까지 발생해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에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내년 예산안 통과가 불발됐고 미 연방정부는 22일 0시(현지시간)를 기해 셧다운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아프가니스탄 주둔 병력도 감축할 의사를 보이는 등 안보정책의 불확실성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정책 결정이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면서 뉴욕증시에선 ‘트럼프 리스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셧다운 자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미 경제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혼란이 커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악재가 쌓이고 있다. 지난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확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3.4%로 집계됐다. 앞서 각각 3.5%로 나온 속보치와 잠정치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추정치 3.5%보다도 낮은 수치다. 4분기 성장률은 2.9%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독일도 약세장
글로벌 증시는 미 증시 불안의 영향을 받아 맥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독일 DAX30은 올해 최고점 대비 각각 29.3%와 20.1% 하락하면서 약세장에 들어갔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약세장 진입이 가까워졌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10월2일 24,270.62까지 오르면서 거품 경제 붕괴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이달 21일 20,166.19로 마감해 불과 석 달도 안 돼 16.9%나 떨어졌다. 프랑스 CAC40 역시 연중 고점에서 16.8% 하락했다.
미국마저 성장률이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세계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2월 100.3에서 10월 99.4까지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6~9개월 뒤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의미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미국 중앙은행(Fed)의 계속되는 긴축 정책과 한층 더 강화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이 투자 심리를 끝없이 끌어내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까지 발생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Fed 의장 해임을 검토했다는 보도까지 나와 불확실성을 꺼리는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강세장 끝’ 나스닥, 약세장 진입
지난 21일 뉴욕증시는 한마디로 초토화됐다. 다우지수(-1.81%), S&P500지수(-2.06%), 나스닥지수(-2.99%)가 일제히 급락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만 2600개가 넘었다. 아마존(-5.71%) 애플(-3.89%) 마이크로소프트(-3.23%) 등 대표주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8월29일 기록한 연중 최고점(8109.69)에 비해 21.9% 떨어지면서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주식시장에선 주가가 고점에 비해 20% 이상 떨어졌을 때를 약세장으로 부른다.
나스닥지수의 약세장 진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 지속된 강세장의 종료를 의미한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2009년 3월 저점을 찍은 뒤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적이 없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주일 동안 8.4% 떨어져 주간 기준으로 2008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도 약세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최고점과 비교해 다우지수는 16.3%, S&P500지수는 17.5%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만 다우지수는 12.1%, S&P500지수는 12.4% 급락했다. 12월 기준으로는 대공황기인 1931년 후 최악의 성적표다. 제이슨 드래호 UBS 자산배분 전략가는 “약세장에 대한 공포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주식을 사겠다는 투자자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둔화 우려에 ‘트럼프 리스크’까지
투자 심리는 Fed의 통화 긴축으로 내년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질 수 있다는 불안이 시장에 팽배하면서 취약해질 대로 취약해진 상태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황에서 백악관과 민주당의 정면충돌로 미 연방정부 셧다운까지 발생해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에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내년 예산안 통과가 불발됐고 미 연방정부는 22일 0시(현지시간)를 기해 셧다운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아프가니스탄 주둔 병력도 감축할 의사를 보이는 등 안보정책의 불확실성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정책 결정이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면서 뉴욕증시에선 ‘트럼프 리스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셧다운 자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미 경제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혼란이 커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악재가 쌓이고 있다. 지난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확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3.4%로 집계됐다. 앞서 각각 3.5%로 나온 속보치와 잠정치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추정치 3.5%보다도 낮은 수치다. 4분기 성장률은 2.9%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독일도 약세장
글로벌 증시는 미 증시 불안의 영향을 받아 맥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독일 DAX30은 올해 최고점 대비 각각 29.3%와 20.1% 하락하면서 약세장에 들어갔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약세장 진입이 가까워졌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10월2일 24,270.62까지 오르면서 거품 경제 붕괴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이달 21일 20,166.19로 마감해 불과 석 달도 안 돼 16.9%나 떨어졌다. 프랑스 CAC40 역시 연중 고점에서 16.8% 하락했다.
미국마저 성장률이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세계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2월 100.3에서 10월 99.4까지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6~9개월 뒤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의미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