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氣도 못 펴지만…트랙스·쏘울, 해외선 '판매왕'
내수 시장에서 부진하던 기아자동차 쏘울과 한국GM 트랙스가 ‘수출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실용성을 중시하는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를 21만6136대 수출했다. 한국GM 전체 수출 물량(33만7558대)의 64.0%를 트랙스가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트랙스는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0만 대 이상 수출된 대표적인 수출 전략형 모델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 중 가장 많이 수출된 차량으로 기록됐다. 올해도 ‘수출왕’ 자리를 차지할 유력 후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국내선 氣도 못 펴지만…트랙스·쏘울, 해외선 '판매왕'
잘나가는 수출 실적과 비교하면 트랙스의 내수 판매량은 초라한 수준이다. 트랙스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1만778대 팔렸다. 수출 물량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 9월 선보인 새로운 트림(세부 모델) 트랙스 레드라인이 인기를 끌며 올초 700여 대 수준이던 월 판매량은 지난달 1300여 대까지 늘었다. 한국GM은 앞으로 수출은 물론 내수 시장 공략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기아차에서는 쏘울이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는 쏘울은 전체 생산량의 98%가 수출된다. 쏘울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2382대 팔리는 데 그쳤지만 13만7074대가 수출됐다. 쏘울의 최대 판매처는 미국이다. 지난해 수출 물량의 70% 이상이 미국으로 향했다. 넉넉한 실내 공간과 ‘박스카’라는 개성 있는 디자인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차는 내년 초 3세대 신형 쏘울을 국내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