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콘셉트카 르 필 루즈(왼쪽부터), 한국GM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 쌍용차 렉스턴스포츠.
현대차 콘셉트카 르 필 루즈(왼쪽부터), 한국GM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 쌍용차 렉스턴스포츠.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신차 투입 일정을 줄줄이 앞당기고 있다. 국내외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2분기로 예고됐던 ‘국민자동차’ 쏘나타의 신형 모델을 이르면 내년 3월께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GM과 쌍용자동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신형 SUV 모델의 ‘조기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완성차업계의 판매 실적은 신차 흥행 여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쏘나타 명예회복 여부에 관심

"新車 앞당겨 투입"…車업계, 위기탈출 '시동'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차량은 현대차의 8세대 신형 쏘나타다. 올해 쏘나타 판매량은 6만5000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쏘나타 판매량이 7만 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8년(6만2528대)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이다. 1996년 세웠던 최다 판매기록(19만5735대)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차가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선 쏘나타가 잘 팔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는 이르면 내년 3월 신형 쏘나타를 내놓을 예정이다. 출시 일정을 3개월가량 앞당겼다. ‘볼륨카’(많이 팔리는 차)인 쏘나타를 앞세워 국내외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신형 쏘나타의 흥행을 자신하고 있다. 신형 쏘나타에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감성적인 스포티함)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외관 디자인에 파격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르 필 루즈’와 비슷한 모습으로 출시될 것이란 소문이 퍼지면서 소비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G80 신형 모델과 첫 SUV 모델 GV80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GV80은 SUV 모델 부재로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제네시스의 구원투수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두 차량을 내년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 쏘울부스터
기아차 쏘울부스터
기아차는 3세대 신형 쏘울과 K7 부분변경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두 모델은 각각 내년 1분기와 6월께 내놓을 예정이다. K7은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신차급 디자인 변경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를 상징하는 ‘호랑이 코’ 그릴을 도입한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K7에 색다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GM·쌍용차, SUV 시장 공략

한국GM은 올초 군산공장 폐쇄 발표와 함께 철수설이 불거진 이후 전년 대비 30% 이상 줄어든 내수 판매량 회복을 위해 신형 SUV 모델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대형 SUV 트래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트래버스는 전장(길이)이 5189㎜에 달하는 8인승 SUV다. 현대차가 지난 11일 선보인 대형 SUV 팰리세이드(4980㎜)보다 차체가 크다.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출시도 내년 중에 예고돼 있다.

쌍용차 역시 SUV 신차로 승부수를 띄운다. 이 회사는 내년 1분기 8년 만에 새로운 준중형 SUV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젝트명 C300으로 알려진 이 차량은 코란도C의 후속 모델이 아니라 엔진과 차체 등을 원점에서 새로 개발한 모델이다. 상반기 중으로 예고됐던 렉스턴스포츠 롱보디 모델의 출시일은 다음달 3일로 앞당겼다. 올해 판매목표(3만 대)를 1만 대 초과 달성한 렉스턴스포츠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