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24일(현지시간) 급락한 데 이어 일본 증시도 크리스마스인 25일 도미노 폭락했다. 증시 사상 ‘최악의 12월’이 현실화한 가운데 ‘블랙 크리스마스’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경기 침체 우려에다 미·중 무역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겹치면서 올해 안에 무조건 주식을 팔고보자는 심리가 확산된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검은 성탄절…美·日 증시 '공포의 투매'
이날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는 1010.45포인트(-5.01%) 떨어진 19,155.74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폭락한 미 증시의 투매 공포가 그대로 이어졌다. 닛케이225지수 20,000선이 붕괴된 것은 작년 9월17일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일본 증시는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이 4개월 만에 110엔대 유지를 위협받는 엔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타격이 더 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장중 2%대 중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뉴욕증시는 24일 다우지수가 2.91% 급락한 것을 비롯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71%, 나스닥지수는 2.21%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이달에만 14% 하락해 1931년 경제대공황 후 최대 폭 떨어졌다. 나스닥에 이어 S&P500지수도 전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하며 약세장에 들어섰다.

미국의 정치 불안이 투자심리를 극도로 얼어붙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미국 경제의 유일한 문제는 중앙은행(Fed)”이라며 Fed 공격을 재개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주요 은행 유동성 긴급 점검은 오히려 시장위기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역풍을 초래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는 또다시 6~7% 폭락했다.

미 투자자문사인 CCB인터내셔널의 마크 졸리 이코노미스트는 “아직도 글로벌 증시는 저점으로 가는 길의 중간쯤에 있다”며 “내년에는 하락세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석/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