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정부의 셧다운(부분폐쇄)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해임 논의 논란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24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3.17포인트(2.91%) 급락한 21,792.2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5.52포인트(2.71%) 내린 2,351.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0.08포인트(2.21%) 급락한 6,192.92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악의 성탄 전야 낙폭을 기록했다.

성탄 전야에 3대 지수가 모두 1% 이상 하락한 것도 사상 최초다.

S&P 500 지수는 52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나스닥에 이어 약세장에 진입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성탄절을 앞두고 오후 1시 조기 폐장했다.

시장은 미 정부의 셧다운, 파월 의장 해임 논의 관련 논란, 중국의 관세 인하 소식 등을 주목했다.

미국 정부는 국경장벽 예산 관련 접점을 찾지 못하고 셧다운에 돌입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겸 예산국장은 셧다운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는 27일 상원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으로 등극하는 내년까지 예산안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백악관은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기존 요구 50억 달러보다 낮춘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초는 돼야 민주당이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잇달아 글을 올리며 국경장벽 예산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과 파월 의장의 해임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시장의 불안을 가중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백악관의 핵심 인사들이 일제히 이를 부인했지만, 파장은 지속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미국 경제의 유일한 문제는 연준"이라면서 파월 의장에 대한 비판을 재차 내놨다.

전문가들은 만에 하나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솎아낸다면 시장에 재앙이 될 것이란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므누신 장관이 이례적으로 주요 은행의 유동성 상황을 점검한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므누신 장관은 전일 주요 6개 은행 경영진과 통화하고 "주요 은행이 개인과 기업에 대한 대출은 물론 다른 시장 운영을 위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셧다운과 주가의 지속적인 하락 등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한 상황에서 안도감을 제공하기 위해 회의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정반대로 해석하고 있다.

재무부가 은행 유동성을 직접 점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만큼 혹시 시장이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므누신 장관이 시장 생리를 모르고 실수를 한 것이 아니라면 정말 무언가 숨겨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중국에서는 긍정적인 소식도 나왔다.

중국 재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700여개 제품의 관세를 잠정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당국의 경기 부양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면서 중국 주가가 상승했다.

중국 상무부는 또 지난주 중·미차관급 인사가 전화통화를 나눴고 무역 균형과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에 관련된 새로운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준을 비판하면서 올린 트위터에서 무역 전쟁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강경론을 재차 피력하면서 양국 협상에 대한 긴장도 다시 부상했다.

종목별로는 애플 주가가 2.6% 내렸고, 전 거래일에 큰 폭 올랐던 나이키 주가는 5.9% 폭락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그동안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유틸리티가 4.26% 폭락했다.

에너지도 유가 급락으로 4.02% 내렸다.

필수소비재는 2.98% 하락했다.

이날은 성탄절을 앞두고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었다.

다음날은 성탄절로 휴장한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취약해진 투자심리에 따른 약세장 지속 가능성을 우려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멈출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는 것 같은 투매가 나오고 있다"면서 "연준이 연착륙보다는 경착륙을 이끌 것이란 가정이 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9.79% 급등한 36.07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