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임직원 대비 소속外 인력 비율 40% 넘어…발전공기업이 견인
6개 발전공기업, 채용보다 외주인력 더 빨리 늘려
발전공기업이 최근 5년간 내부 인력보다 외부 인력을 더 빠른 속도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태안화력발전소 외주 노동자 사망 사고의 이면에는 발전공기업의 '위험 외주화'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전체 35개 공기업(시장형·준시장형 포함)의 임직원(소속직원) 수는 13만7천851명이다.

이와 별개로 35개 공기업에서 일하는 파견·용역 등 소속외(外) 인력은 5만6천1명이었다.

공기업 임직원 대비 40%에 달하는 인력이 공기업에서 파견·용역직 등으로 일하는 셈이다.

임직원 대비 소속외 인력 비율은 2013년 32.8%, 2014년 36.7%, 2015년 37.6%, 2016년 38.9%, 2017년 40.5%, 2018년 40.6%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이는 공기업이 내부 직원보다 파견 등의 형태로 고용한 외부 인력을 더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뜻이다.

외부인력 비율 상승세는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등 6개 발전공기업이 견인하고 있다.

2013∼2018년간 임직원 대비 외부인력 비율이 상승한 곳은 전체 공기업(35개)의 3분의 1 수준인 12개다.

여기에는 6개 발전공기업이 한 곳의 예외 없이 포함됐다.

나머지 23개 공기업은 최근까지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2013년 수준 밑으로 떨어졌다.

6개 발전공기업도 올해는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지만 다른 기관에 비해 그 하락 폭이 미미한 탓에 2013년에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53.7%), 한국남동발전(48.4%)은 지난해 외부인력 수가 임직원의 절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 발전공기업, 채용보다 외주인력 더 빨리 늘려
발전공기업은 외환위기 이후부터 탈황·운전설비 운용, 정비 등 업무를 한전산업개발, 한전KPS 등에 외주를 주고 있다.

대부분 비용 절감, 경영 효율화 등이 이유다.

소속외 인력 비율 상승세가 발전공기업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에너지 산업 민영화 정책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예산권을 쥔 기획재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정원이 늘지 않아 아웃소싱에 의지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유승재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위원장은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이 화두지만 발전공기업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며 "폐기되는 발전소가 늘어날 때를 대비해 인력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라고 말했다.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도 발전공기업의 뿌리 깊은 외주화 관행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업무와 함께 안전에 대한 책임까지 외주업체로 떠넘기면서 응당히 해야 할 안전 투자를 절감해야 할 '비용'으로 인식한 결과라는 것이다.

라영재 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은 "가장 최상위에 있는 발주업체는 직접적 책임이 없어도 포괄적 감독책임이 있으며 책임을 외주업체와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