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분석…기업銀·현대차 등 52곳 잉여현금흐름 감소·마이너스

올들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자금 사정 악화 등으로 인해 배당 여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실제 자금사정과 배당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전체적으로는 늘었으나 삼성전자 등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오히려 감소했으며, 특히 4곳 가운데 1곳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시총 100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98개사의 올 3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1년 전보다 2.6%(7천930억) 늘어난 총 31조4천64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세는 삼성전자, 우리은행, 미래에셋대우 등 몇몇 대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급증한 데 따른 '착시 현상'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난 46개 기업의 총 증가액은 27조4천281억원인데, 삼성전자(6조3천276억원)와 우리은행(5조174억원), 미래에셋대우(2조8천619억원) 등 3개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으로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를 나타낸다.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나면 배당여력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이 11조3천285억원으로 1년 전의 2배 이상에 달했고, 우리은행은 5조2천937억원으로 거의 20배 수준이 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마이너스 2조8천27억원에서 올해는 592억원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밖에 포스코(1조5천677억원)와 SK하이닉스(1조1천759억원), 대우조선해양(1조1천679억원) 등도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98개 기업 가운데 25곳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고,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줄어든 곳도 27개에 달했다.

특히 기업은행(-9조625억원), 한국전력(-3조290억원), 에쓰오일(S-OIL)(-1조8천131억원), 현대차(-1조3천356억원), LG디스플레이(-1조333억원) 등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조원 이상이었다.

기업은행 외에 신한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 금융사들과 함께 한미약품,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신라젠 등 제약바이오업체들도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이 1년 전보다 줄어든 상장사 가운데서는 한화생명(1조6천705억원)과 삼성생명(1조2천549억원)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정보기술 업종의 잉여현금흐름이 6조7천280억원에서 13조6천342억원으로 급증한 반면 보험과 은행은 각각 3조5천905억원과 3조3천932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재계 관계자는 "잉여현금흐름이 줄어든 것은 기업들의 투자 확대 등의 영향도 있다"면서 "그러나 내년 대내외 불확실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는 것은 또 다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0대 기업 배당여력 3% 증가 '착시'…삼성전자 빼면 되레 약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