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가 장악한 크리스마스 극장가…추석 악몽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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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대작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맞대결로 주목받은 크리스마스 극장가가 외화의 완승 분위기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아쿠아맨'과 '범블비'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국산 대작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3위와 5위로 뒤처졌다.
100억원 이상 제작비를 투입한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각각 손익분기점인 국내 극장 관객 400만명과 370만명 돌파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극장가에서는 '안시성', '명당', '협상' 등 국내 대작 영화이 경쟁을 벌이다 자멸한 지난 추석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 외화가 점령한 극장가…뒷전으로 밀린 국산 대작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 박스오피스 1·2위는 '아쿠아맨'과 '범블비'가 차지했다.
'아쿠아맨'은 이틀간 85만1천735명을 동원했고 '범블비'는 52만7천178명을 불러들였다.
특히, '범블비'는 '전야 개봉'을 내세워 24일 오후 사전 개봉했지만, 실제 개봉일은 25일이었다.
하루 반나절만 개봉하고도 '마약왕'을 밀어내고 2위를 차지한 것이다.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관객 동원 수만 놓고 보면 외화와 국산 영화는 명암이 더욱 극명하게 갈린다.
'아쿠아맨'과 '범블비' 관객 수는 50만7천959명과 44만1천904명에 달했지만,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20만9천247명과 14만4천832명으로 외화 두 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스크린 수는 '아쿠아맨'과 '범블비'가 1천174개와 1천16개, '마약왕'과 '스윙키즈'가 833개와 656개를 확보했다.
'마약왕'은 '아쿠아맨'의 70%에 달하는 스크린을 확보했지만, 관객 동원은 '아쿠아맨'의 절반에 불과했던 셈이다.
멀티플렉스가 스크린 수 대비 관객 동원율을 참고해 스크린을 배정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스크린 확보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스윙키즈'는 '범블비' 개봉 전인 24일까지 831개 스크린을 확보했으나 '범블비'가 개봉한 25일 스크린 수는 656개로 줄었다.
이는 멀티플렉스가 국산 대작 두 편 중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는 '스윙키즈'에 배정한 스크린 중 일부를 '범블비'에 할애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 국산 대작 부진에 전체 관객도 감소…'제살깎아먹기식' 경쟁 돌아봐야
'신과함께-죄와 벌'이 기록적인 관객몰이에 나선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과 비교하면 국산 영화 부진이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 전체 관객 수는 24일 207만3천268명, 25일 203만2천614명이었다.
이에 비해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관객 수는 24일 96만3천880명, 25일 188만4천741명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0% 이상 관객 수가 감소한 것이다.
국산 영화와 외화를 관람한 관객 비율도 지난해와 올해가 정반대로 뒤집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한국영화 관객과 외화 관객은 각각 326만4천86명과 84만1천796명이었다.
극장을 찾은 관객 4명 중 3명꼴로 한국영화를 본 셈이다.
반면,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한국영화 관객은 82만7천308명, 외화 관객은 202만1천313명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한국영화 관객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크리스마스 시즌 박스오피스 전체 크기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국산 영화 부진은 지난 추석 때와 마찬가지로 국산 대작들의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겨울 극장가는 '강철비'가 12월 14일, '신과함께-죄와 벌' 12월 20일, '1987' 12월 27일 등 대작 세 편이 약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해 어느 정도 관객을 불러모을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크리스마스는 '마약왕'과 '스윙키즈'가 12월 19일 동시 개봉해 경쟁을 벌인 데다 '아쿠아맨'도 같은 날 개봉해 삼파전 양상으로 흘렀다.
또 25일 '범블비'가 참전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했다. 여기에 26일 'PMC: 더 벙커' 마저 개봉할 경우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는 '동귀어진'이 펼쳐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구나 마블과 함께 미국 만화계를 양분하는 DC코믹스 후광을 입은 '아쿠아맨', '트랜스포머' 시리즈라는 이름값에 힘입은 '범블비'와 대적하기 위해서는 국산 영화의 완성도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이 점에서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가장 큰 문제는 외국 영화와 맞붙은 국산 영화들이 그다지 재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국산 영화 세 편이 제각각 나름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개봉한 '강철비', '신과함께', '1987'은 제각각 특색이 뚜렷했고 한주씩 개봉하면서 다 잘됐지만 올해는 개봉 시기가 몰리면서 한국영화는 물론 같은 시기 개봉한 외화와도 경쟁해야 하는 구도가 됐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아쿠아맨'과 '범블비'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국산 대작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3위와 5위로 뒤처졌다.
100억원 이상 제작비를 투입한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각각 손익분기점인 국내 극장 관객 400만명과 370만명 돌파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극장가에서는 '안시성', '명당', '협상' 등 국내 대작 영화이 경쟁을 벌이다 자멸한 지난 추석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 외화가 점령한 극장가…뒷전으로 밀린 국산 대작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 박스오피스 1·2위는 '아쿠아맨'과 '범블비'가 차지했다.
'아쿠아맨'은 이틀간 85만1천735명을 동원했고 '범블비'는 52만7천178명을 불러들였다.
특히, '범블비'는 '전야 개봉'을 내세워 24일 오후 사전 개봉했지만, 실제 개봉일은 25일이었다.
하루 반나절만 개봉하고도 '마약왕'을 밀어내고 2위를 차지한 것이다.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관객 동원 수만 놓고 보면 외화와 국산 영화는 명암이 더욱 극명하게 갈린다.
'아쿠아맨'과 '범블비' 관객 수는 50만7천959명과 44만1천904명에 달했지만,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20만9천247명과 14만4천832명으로 외화 두 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스크린 수는 '아쿠아맨'과 '범블비'가 1천174개와 1천16개, '마약왕'과 '스윙키즈'가 833개와 656개를 확보했다.
'마약왕'은 '아쿠아맨'의 70%에 달하는 스크린을 확보했지만, 관객 동원은 '아쿠아맨'의 절반에 불과했던 셈이다.
멀티플렉스가 스크린 수 대비 관객 동원율을 참고해 스크린을 배정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스크린 확보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스윙키즈'는 '범블비' 개봉 전인 24일까지 831개 스크린을 확보했으나 '범블비'가 개봉한 25일 스크린 수는 656개로 줄었다.
이는 멀티플렉스가 국산 대작 두 편 중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는 '스윙키즈'에 배정한 스크린 중 일부를 '범블비'에 할애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 국산 대작 부진에 전체 관객도 감소…'제살깎아먹기식' 경쟁 돌아봐야
'신과함께-죄와 벌'이 기록적인 관객몰이에 나선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과 비교하면 국산 영화 부진이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 전체 관객 수는 24일 207만3천268명, 25일 203만2천614명이었다.
이에 비해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관객 수는 24일 96만3천880명, 25일 188만4천741명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0% 이상 관객 수가 감소한 것이다.
국산 영화와 외화를 관람한 관객 비율도 지난해와 올해가 정반대로 뒤집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한국영화 관객과 외화 관객은 각각 326만4천86명과 84만1천796명이었다.
극장을 찾은 관객 4명 중 3명꼴로 한국영화를 본 셈이다.
반면,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한국영화 관객은 82만7천308명, 외화 관객은 202만1천313명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한국영화 관객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크리스마스 시즌 박스오피스 전체 크기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국산 영화 부진은 지난 추석 때와 마찬가지로 국산 대작들의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겨울 극장가는 '강철비'가 12월 14일, '신과함께-죄와 벌' 12월 20일, '1987' 12월 27일 등 대작 세 편이 약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해 어느 정도 관객을 불러모을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크리스마스는 '마약왕'과 '스윙키즈'가 12월 19일 동시 개봉해 경쟁을 벌인 데다 '아쿠아맨'도 같은 날 개봉해 삼파전 양상으로 흘렀다.
또 25일 '범블비'가 참전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했다. 여기에 26일 'PMC: 더 벙커' 마저 개봉할 경우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는 '동귀어진'이 펼쳐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구나 마블과 함께 미국 만화계를 양분하는 DC코믹스 후광을 입은 '아쿠아맨', '트랜스포머' 시리즈라는 이름값에 힘입은 '범블비'와 대적하기 위해서는 국산 영화의 완성도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이 점에서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가장 큰 문제는 외국 영화와 맞붙은 국산 영화들이 그다지 재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국산 영화 세 편이 제각각 나름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개봉한 '강철비', '신과함께', '1987'은 제각각 특색이 뚜렷했고 한주씩 개봉하면서 다 잘됐지만 올해는 개봉 시기가 몰리면서 한국영화는 물론 같은 시기 개봉한 외화와도 경쟁해야 하는 구도가 됐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