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우리가 불이익을 보면서 부자 나라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길 바라지 않는다”며 이틀 연속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불만을 드러냈다.

전날 트위터에 올린 발언과 같은 취지로 사실상 한국을 겨냥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SMA)의 연내 타결이 물 건너간 상황에서 내년 초 재개될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해외 파병 장병들과 한 화상대화에서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고, 우리는 그에 대해 돈을 내고 있다”며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점이 나와 (이전의) 다른 대통령을 다소 차별화하는 대목”이라며 “그 누구도 이런 질문을 (동맹국에) 던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맹들이 방위비를 더 분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시리아 미군 철군 등에 반발해 전격 사의를 밝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동맹국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를 감안할 때 우리 정부를 향한 미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올해 10차례에 걸쳐 방위비 분담금 협의를 했으나 총액에 대한 의견 차로 연내 협상이 결렬됐다. 매티스 장관이 조기 퇴임해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카드로 활용하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