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시 발한동 동쪽바다중앙시장(묵호중앙시장)에는 ‘문어 탕수육’으로 유명한 거동탕수육이 있다. 어릴 적 탕수육 마니아였던 김지훈 거동탕수육 대표(34·사진)는 탕수육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특별한 메뉴를 선보이고 싶었다. 2015년 동해시에서 처음으로 야시장을 연다는 공고를 보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청년상인 창업지원 공모사업’에 지원했다. 묵호항의 특산물인 문어에서 힌트를 얻어 문어탕수육을 만들었다.

문어탕수육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문어가 워낙 비싸 단가를 맞추기 힘들었다. 김 대표는 돼지고기 등심에 질 좋은 문어를 붙여 튀겨봤다. 문어가 들어가니 탕수육의 바싹한 식감에 쫄깃함이 가미돼 색다른 맛을 냈다. 여기에 채소 육수를 내서 만든 소스를 곁들였다.

김 대표는 언제 어디서 만들어도 같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기름 온도, 보관 방법 등 조리 전 과정의 표준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포장 손님이 많아 집에서도 바싹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거동탕수육은 대형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로 입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혼자 하루에 1000㎏의 탕수육을 튀기는 과정에서 두 손으로 튀기는 노하우도 터득했다. 김 대표는 2016년 11월 창업한 이후 월평균 700만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음식점을 하고 싶어 20세 때 토스트 푸드트럭을 시작했지만 실패를 맛봤다. 장사를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유통 회사에 취직해 7년 동안 돈의 흐름과 장사 기술을 배웠다.

만 39세 이하(미성년자 제외) 예비 창업자라면 김 대표처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에 신청할 수 있다. 2015년 시작된 청년상인 육성사업은 그동안 전통시장 71곳에서 773명의 청년상인을 배출했다. 청년상인은 창업교육을 비롯해 창업지원, 전문가의 지도, 홍보·마케팅 등 창업에 필요한 지원을 패키지 형태로 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진흥공단 관계자는 “청년상인들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전통시장의 혁신을 이끄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