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등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신저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회사 측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하고 있어 내년 반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脫원전 직격탄' 두산重 신저가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은 1060원(9.86%) 떨어진 969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하락률이 10%를 넘기면서 1년 내 최저가를 기록했다. 올해 하락률은 36.87%에 달한다. 글로벌 발전 시장 침체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 영향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게 주가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작년 동기(554억원)보다 90.3% 급감한 55억원에 그쳤다. 올해 누적 수주액(3조7000억원·3분기 기준)도 목표 수주액(6조9000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지난 19일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BBB+)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안지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지난해 이후 수주 부진을 겪으면서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며 “탈원전 정책에 따라 수익성이 좋은 원전 매출 비중도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신평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순차입금 규모는 2016년 말 3조9846억원에서 지난 9월 말 4조9993억원까지 불어났다.

회사 측은 자구안을 내놨다. 전날 두산중공업은 기존 6개 사업부문(BG)을 3개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EPC(설계·조달·시공) BG와 워터 BG를 ‘플랜트 EPC BG’로, 파워서비스 BG와 터빈·발전기 BG를 ‘파워서비스 BG’로, 원자력 BG와 주단 BG를 ‘원자력 BG’로 각각 통합한다.

증권가는 내년 수주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두산중공업의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해 추정치에 비해 각각 8.7%, 9.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플랜트 기자재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고 원가 통제 능력이 좋아 불황에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며 “유가가 회복되면 수주 회복기가 다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재무개선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 선박용 엔진사업 매각, 두산밥캣 지분 처분 등을 통해 4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