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 IBM CHO "한국 의료기관과 함께 왓슨 포 온콜로지 현지화할 것"
"IBM의 의료 인공지능(AI)인 왓슨 헬스를 의료기관들이 도입하면서 환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소통이 활발해졌다. 이런 변화 중 상당수는 왓슨을 개발하던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길병원은 왓슨을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협력을 이끌고 있다."

큐리 IBM 최고헬스책임자(CHO·사진)는 "왓슨이 진료 보조 도구로 활용되면서 의사들이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표준화된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종양 치료법의 80~90%는 비슷하지만 나라마다 치료패턴, 보험 환경에 따라 약물 접근성 등이 다르다"며 "길병원 등 한국 의료기관과 함께 왓슨을 현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물론 세계 각 나라의 보험환경과 의사 서비스 수준에 맞도록 왓슨 기능을 향상시키겠다는 의미다.

리 CHO는 "위암 등 한국에서만 발견되는 케이스를 토대로 왓슨을 학습시키고 있다"며 "그리스 영국 미국 대만 중국 인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전문 지식을 활용할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보건 수준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운영한 그는 2010년부터 IBM에 합류해 왓슨 헬스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왓슨 헬스 출시 후 IBM CHO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왓슨 헬스 도입으로 한국 의료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다고 판단하는가.
"의사로서 IBM 책임자로서 한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길병원과 10개 병원이 함께 컨소시엄을 구축해서 협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시각에서 보면 한국과 길병원에서 일어나는 협력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협력이라고 생각한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치료법에 대한 의사 결정을, 왓슨 포 지노믹은 정밀의학을 돕는다. 우리는 길병원과 같은 파트너와 함께 과학기술을 활용해 세계를 선도한다고 생각한다. 시장을 이끌고 있다.

다양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왓슨이 의사들의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임상암학회(ASCO)에서 발표된 내용인데 2000명 정도의 유방암 환자 대상 조사에서 왓슨 포 온콜로지를 통해 증거 기반 의학이 강화됐다. 유럽 임상 암학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왓슨은 증거기반의학에 영향을 줬고 종양학자가 치료 권고안을 변경하는 데 39% 정도 영향을 줬다. 왓슨 포 지노믹으로 찾아낸 유전자 변이 세 개 중 한 개는 의사들이 찾지 못한 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학, 인공지능은 미래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갖고 있다. 많은 업무의 결과로 환자들에게 받는 피드백이 긍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변화다.

길병원에서 왓슨 헬스는 활용하는 것은 도구로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예다. 궁극적으로 환자 만족도와 신뢰가 높아진다. 의사도 왓슨으로 학습한다. 왓슨 포 온콜로지로 환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소통이 활발해졋다. 의사와 환자가 행복해지고 환자 맞춤형 케어가 가능해졌다. 치료법이 표준화되면서 개인화됐다.

길병원은 이를 이끌고 있다. 다학제 진료를 하고 있는데 인간의 뇌, 인공지능, 환자가 협력하는 모델을 통해 기존의 전통 다학제 모델을 강화할 수 있었다. 가장 현실화된 사례다."

▶왓슨이 마케팅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의사들은 환자를 진료하는데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의료에서 중요한 것은 환자와 의사의 관계 형성이다. IBM에서 왓슨을 개발하면서 가장 강한 열정을 갖고 있는 부분은 기술을 통해 의사와 환자 간 관계 개선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한 의료진이 한명의 환자만 치료했다면 이제는 환자 집단,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치료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길병원 뿐 아니라 세계 의사들이 왓슨으로 의사와 환자 간 관계 개선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이야기 한다. 과학을 통해 관계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왓슨이 국내 의료환경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많은 암 환자의 데이터를 학습한다. 왓슨 포 온콜로지를 학습시킨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병원은 세계 암환자가 치료를 위해 찾는다. 이 병원에서 축적한 전문 지식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방대한 환자를 대표하는 지식이다.

우리도 한국의 종양학자로부터 한국의 암 케이스 학습을 계속하고 있다. 위암 중에는 한국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있다. 이를 보내 학습하고 있다. 그리스 영국 미국 대만 중국 인도 등에서 다양한 의료진과 교류하는데 이들과 만나면서 우리에게 큰 기회가 있고 세계적인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

종양의 80~90%는 치료법이 유사하다. 의사들의 진료 역량을 좌우하는 것 중에 하나는 특정한 치료 패턴, 국가별 보험 환경에 따른 약물 접근성 등이다. 이런 특징을 국가별 상황에 맞도록 현지화할 계획이다. 길병원, 한국 컨소시엄과 함께 한국에서도 현지화 하겠다.

지식 부분을 보자면 대부분 글로벌한 지식이다. 왓슨이 학습하는 학술지의 내용은 세계 학회에 보고된 자료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왓슨은 논문뿐 아니라 정형, 비정형 데이터를 학습하고 읽을 수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정보와 지식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시대다.

평균적으로 의사가 한달에 8~10개의 논문을 읽는데 왓슨은 매일 100만개를 읽는다. 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다. 왓슨을 활용해 치료하는 데 가장 적합한 내용을 발견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국 환자 데이터가 빠져 나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환자와 의사 간 신뢰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모든 경우에 개인정보 보호 관련 규제 요구사항을 준수한다.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왓슨을 처음 개발할 때 의료 문화를 바꾸는 등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나.
"IBM에 합류한 것은 8년 전이고 왓슨이 출시된 지 3년 반 됐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IBM은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다. 가치에 대한 IBM의 의지는 달을 향하는 우주 연구와 유사하다. IBM은 AI를 통해 의료진을 돕고, 궁극적으로 수백만명 이상의 환자 치료를 개선하고 있다는데 사명감을 갖고 있다.

IBM의 열정 등을 통해 의료 현장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왓슨의 중요한 특성은 학습한다는 것이다. 왓슨을 통해 의사들도 학습하게 된다. 학습을 계속하기 때문에 의료계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AI 기술은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으로 기대하나.
"IBM은 가치에 기반을 둔 회사다. 1세대 컴퓨팅(숫자 세기), 2세대 컴퓨팅(프로그램), 3세대 컴퓨팅(AI 시대)을 이끌고 있다. 미래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IBM의 원칙과 혁신을 많은 기업이 배우고, 따라오고 있다.

AI를 개발할 때 중요한 원칙은 AI를 좋은 목적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을 고수할 것이다. AI는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를 돕는 도구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투명성도 중요하다. AI 기술은 블랙박스가 아니라 유리상자이다. 시스템이 어떻게 학습하고 훈련을 받는지 투명해야 한다. 길병원과의 협업도 투명하게 하고 있다.

신중하고 스마트한 방식으로 AI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의사도 AI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 데이터 과학자도 의료진의 일부로 들어갈 수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자랑스럽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발생하는 기술혁신, 인공지능 확산 동향이 기쁘고 자랑스럽다. 길병원과 혁신을 선도하는 모습을 기쁘게 보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부모는 전쟁을 겪었다. 전쟁이후 한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개인적으로 감동스럽다. 세계적으로 한국은 강력한 국가가 됐다. 한국이 영향력 있는 나라가 돼서 기쁘다.

한국은 기회가 열려있다. 우리와 함께 인공지능 시대를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길병원과 함께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