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전날 글로벌 증시 급락 여파로 2030선을 내줬다. 하지만 장 후반 낙폭을 줄여 우려보다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26일 코스피지수는 27.00포인트(1.31%) 내린 2028.01에 마감했다. 오후 들어 2% 가까이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장 마감 전 기관투자가의 매수세가 몰리며 낙폭을 줄였다. 개인이 4710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기관과 외국인투자자가 각각 609억원, 3791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특히 기관은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갔다. 이 기간 동안 기관은 1조960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4.05포인트(0.60%) 떨어진 665.74로 마감해 660선을 지켰다. 개인이 3451억원어치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0억원, 338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날 글로벌 증시가 ‘검은 성탄절’ 쇼크에 빠지며 연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과 이날이 주식양도세 부과 기준 확정일인 점 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영업이익 증가율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가 미리 반영돼 낙폭이 크지 않았다”며 “코스피지수가 2000을 지지선으로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셀트리온(8.31%), 삼성바이오로직스(3.30%) 등 바이오 대형주는 강세를 보였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개인 매수세가 많은 바이오주는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매년 주식양도세 부과 기준 확정일에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쇼트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주식 매수)을 위해 대기하던 기관이 이 매물을 모두 소화하며 오히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와 다르게 움직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전 본부장은 “조정을 미리 받은 한국, 중국 등 신흥국 증시에 외국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다만 안정을 찾은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